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고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연준 내부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선 상황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향한 우려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기금금리 상단과 미국 중립금리 그래프. ⓒ하나증권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내고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를 기존 ‘10월 한차례 인하’에서 ‘연내 금리 동결’로 수정했다.
전 연구원은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물론 고용시장도 신규 취업 인력을 중심으로 다소 취약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한동안 고용보다 물가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국면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 연준은 금리 인하 타이밍을 놓쳤다고 봤다. 전쟁 이후 유가가 소폭 낮아지더라도 관세의 소비자물가 전가 움직임이 하반기에 다시금 나타날 수 있으며, AI 투자 급증으로 인한 총수요 증가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엔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준 내부 기류도 심상치않다. 최근 연준 고위 인사 입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직접적으로 거론됐다. 시장을 향해 당장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물가가 잡히지 않는다면 언제든 행동에 나서겠다는 강한 경고를 낸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시각으로 27일 블룸버그 등 외국 언론에 따르면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스탠퍼드대 행사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상방 위험이 여전히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쿡 이사는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기대했던 물가 상승률 둔화가 적시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5년째 지속될 경우, 가격과 임금 결정 과정에 물가 압력이 고착화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기할만한 점은 하나증권과 쿡 이사 모두 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공지능(AI) 투자 붐을 지목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유가와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진 것이 물가 상승의 1차적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리고 이에 더해 약 1조5천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AI 투자 붐이 총수요를 증가시키고, 반도체 및 첨단 장비 가격 상승을 부추기며 새로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