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사가 8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을 펼쳤지만 임금교섭 조정이 최종 결렬되면서, 카카오 창립 이래 첫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노조가 6월 중 파업을 포함한 본격적 단체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정신아 대표이사는 사내 공지를 통해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히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카카오 창립 이래 첫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정신아 대표이사는 사내 공지를 통해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히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허프포스트코리아
카카오 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조합원들과 함께 6월 파업투쟁을 본격적으로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수개월간 교섭 끝에 조정이 중지됐다는 사실은 회사와 구성원 사이 신뢰가 무너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인 27일 카카오 노사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주도로 임금협상 2차 조정회의를 진행했지만 8시간이 넘는 장시간 논의에도 불구하고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이번 갈등의 핵심이 단순한 임금 인상 문제가 아닌, 사측의 일방적 태도와 교섭 과정에서의 신뢰 훼손에 있다고 지적했다.
입장문에서 노조는 "그동안 노동조합은 단지 임금인상만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회사는 지속적으로 경영쇄신을 이야기해왔지만, 진정한 쇄신은 비용 절감이나 조직 재편이 아니라 구성원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측의 교섭 태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노조는 "회사는 교섭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며 교섭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했고 수차례 교섭대표를 변경하고 불충분한 수정안 제시로 대화의 연속성을 흔들었다"며 "올해가 이미 절반 가까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많은 구성원들이 여전히 정상적 임금협약 적용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회사는 매우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최근 전해진 홍민택 CPO(최고제품책임자)의 퇴사 소식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경영진 책임론도 제기했다. 노조는 "홍 CPO는 카카오톡 업데이트의 부정적 논란과 노사관계에 있어 근로감독을 촉발시켰지만 아무런 해명도 없이 사라졌다"며 "논란이 있었던 경영진들이 지금까지 수령한 보상 규모만 수백억 원이 넘는다"고 비판했다.
노조의 입장문이 전해진 날 정 대표도 사내 게시판에 공지를 올렸다. 그는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대화를 통해 다시 하나의 카카오로 힘을 모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섭 결렬 이후 노조는 단체행동을 이어갈 방침을 세웠다. 우선 6월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경기 성남 판교역 일대를 행진하는 집회를 연다. 노조는 조합원 12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파업 일정은 아직 논의하고 있다"며 "6월10일 행진은 파업 일정과 무관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