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다가 교량에서 대형 추락사고를 일으켜 2명을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재판부는 사고의 중대성과 피해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초범이라는 점과 피해자 측과의 합의 등을 고려해 형량을 낮췄다.
2022년 3월 11일 압구정동 거리에서 경찰이 음주단속 중이다. ⓒ연합뉴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이은혜)는 2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32세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징역 10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4년이 감형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4년 9월3일 오전 6시35분쯤 강원 강릉시 강릉대교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80%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하다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았다. 충격을 받은 차량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트럭과 다시 충돌했고, 이어 A씨 차량까지 트럭을 들이받으면서 트럭은 약 15m 아래 다리 밑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트럭 운전자와 동승자 등 2명이 숨졌다. 또 다른 동승자와 최초로 추돌당한 차량 운전자 등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죄질이 매우 무겁고, 유족들 역시 갑작스럽게 가족을 잃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심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80%로, 면허 취소 기준인 0.08%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었다. 도로교통공단은 이 정도 수치에 대해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운동 능력이 저하되고 판단력이 현저히 흐려진 상태'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A씨는 시속 180㎞ 안팎으로 차를 몬 것으로 전해진다.
현행법상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낸 경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 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으며, 최대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양형 과정에서는 동종 전과 여부, 반성 태도, 피해 회복 여부, 합의 여부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고려된다. 이 때문에 중대 음주사고에도 감형이 이뤄지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일각에서는 '음주운전 처벌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이른바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