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전쟁의 종전협상이 교착국면에 빠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승리 프레임'을 선점하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종전 협상에 진전 있다고 거듭 밝히면서도 미국을 전쟁의 승리자로 '포장'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7일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매우 중요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모두에게 위대한 합의가 될지 모른다", "최종 세부 사항들이 현재 논의되고 있다" 등 종전협상 타결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면적 군사적 행동으로 이란을 위협하던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초만 해도 이란을 향해 "하나의 문명 전체가 사라지게 될 것", "지옥이 그들 앞에 놓일 것" 등의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4월 중순 휴전 선언 이후 양국 사이 물밑 협상이 이어지면서 트럼프의 발언 기조도 강경 압박에서 협상 쪽으로 바뀌었다.
이를 두고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종결할 '출구 전략'을 본격적으로 찾고 있다는 관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26일(현지시각) 자신의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내각회의를 주재하기로 했으나, 악천후로 불가피하게 회의 장소를 워싱턴DC 백악관으로 변경했다.
캠프데이비드는 깊은 산속에 위치해 외부 노출 없이 민감한 현안을 논의하기 적합한 대표적 장소로 꼽힌다. 장소는 변경됐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12번째로 열리는 이번 내각회의에서는 사실상 '이란전쟁 종전 방인'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이란 측도 이전보다 한층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최근 오만·카타르·튀르키예·이집트·이라크·말레이시아·아제르바이잔·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이슬람권 국가 정상들과 잇달아 전화 통화를 갖고 "현재 진행 중인 전쟁과 분쟁을 종식할 '품위 있는 틀'을 마련할 준비가 완전히 돼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지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론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대목이다. 그는 같은 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CNN과 뉴욕타임스 등 주류 언론을 비난하면서 "그들은 이란이 항복해도 이란이 승리했다고 보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주류 언론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이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사실상 실패한 전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미국이 이번 종전협상에서 이란 핵문제 등에서 진척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판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 전부터 이번 전쟁을 '미국의 승리'로 규정하려는 여론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협상 결과를 둘러싼 비판적 보도를 미리 '언론의 선동'으로 규정해서 향후 벌어질 논쟁에 대비해 사전 포석을 깔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