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버넌스포럼이 '5·18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번 논란을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로 확장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사과한 정 회장이 실제로는 '책임을 지는 위치'에 오르는 것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7일 논평을 통해 정 회장이 사과문과 달리 전혀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투자자·기업 관계 정립을 통해 대한민국 기업거버넌스를 개선을 통해 한국경제 발전과 도약을 추구하는 단체로, 2019년 설립됐다. 자산운용사 창립자나 대표·변호사·교수 등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거버넌스포럼은 "사내이사도 아닌 정 회장은 회사 주요 의사 결정에 직접 관여하지만 그는 주주 앞에서 책임을 진 적이 없다"며 "이번에도 꼬리 자르기 식으로 사고 당일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를 즉각 해임했다"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법적으로 스타벅스코리아 운영과 관련해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지 않다.
이마트는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에스씨케이컴퍼니의 지분 68%를 보유하고 있고, 정 회장은 이마트 지분 29%를 보유한 지배주주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마트 등기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거버넌스포럼은 정 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는 방법으로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그 회사들에서 나오는 성과에 따른 '과실'은 수취하고 있다고 봤다. 심지어 정 회장이 경영진의 뒤에 숨어있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경영 성과를 넘어서는 보수를 수령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이마트는 2025년에 순이익률 1%, ROE 1%, 밸류에이션은 PBR 0.2배에 불과했다. 하지만 정회장은 2024년 대비 58%가 증가한 58.5억 원을 수령했다. 정 회장이 등기이사가 아닌 덕분에 주주총회 승인 없이 보상위원회 승인만으로 성과를 상회하는 보수를 가져갈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거버넌스포럼은 이마트 및 관계사들이 근본적으로 취약한 상태라며 △시총 대비 과도한 빚 △장기간 침체된 주가 △무리한 M&A 후유증 △차입금 축소에 무관심한 태도 △'정 패밀리'의 일반 주주에 대한 고압적 자세를 문제점으로 언급했다.
거버너스포럼은 이러한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 회장이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등기이사로서 경영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거나, 아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거버넌스 포럼은 "정 회장이 등기이사로서 주주들 앞에 서서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그게 아니라면 전문성 있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일임하는 책임 경영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