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지급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위기를 넘기며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한 고비를 넘기는 듯 했던 삼성전자 사태는 소액주주 단체가 노사 합의안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또다른 변수를 맞이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삼성전자 노사 합의에 대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주주 단체의 가처분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언론 브리핑에서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지급 관련 잠정 합의를 두고 "이 논쟁은 노사 간 문제를 넘어선 사회적 논쟁의 부분도 상당히 크고 이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이 갈등이 굉장히 심해진 것을 모든 국민들이 목격한 바도 있다"며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정부는 노사의 협상이 합리적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삼성전자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노사 잠정 합의안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이들은 노사 잠정협의를 비준·집행하는 이사회 결의가 상정될 경우 무효 확인의 소송을 제기하고, 위법행위 유지청구권(가처분)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21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 총결집 집회에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주운동본부는 "세전 영업이익에 12%를 적산·할당하는 노사 합의는 위법하다"며 "오늘부터 주주운동본부와 삼성전자 주주 일동은 전국 단위 주주 결집에 즉시 돌입할 것이다.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주식회사의 영업이익을 배분하려면 세금·자본 충실·주주 귀속이라는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기업이 벌어들인 '세전 영업이익'은 국가에 낼 법인세 등을 차감하기 전 금액이다. 상법상 '배당 가능한 이익'은 순자산액에서 자본금, 자본준비금, 그리고 '해당 결산기까지 적립된 이익준비금(세금 포함)' 등을 모두 공제한 후에야 비로소 산출된다.
또한 상법 제462조는 기업이 '배당가능이익'을 분배할 때 반드시 주주총회의 결의(또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주에게 귀속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노사 합의만을 근거로 '세전 영업이익'에서 성과급을 노동자들에게 먼저 떼어 주기로 한 것은 상법이 규정한 자본충실 절차와 주주총회의 의결권을 우회해 회사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한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국무회의에서 노조가 요구한 '영업이익 배분 요구'를 두고 "영업이익을 배분받는 건 투자자와 주주"라며 "투자자도 세금을 떼고 배당을 받지 않나.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로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 삼성전자 노사 합의안은 오는 22일부터 진행될 노조의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와 주주 단체의 법적 가처분 신청이 실제로 법원에서 어떻게 다뤄질지에 따라 실행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강 대변인은 주주단체가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에 대한 질문에 "가처분 신청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은 좀 더 살펴봐야 될 듯 하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