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사측이 제기했던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상당 부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사측은 지난달 16일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을 두고 △생산시설 점거 가능성 △반도체 웨이퍼 변질 및 폐기 우려 △안전보호시설 운영 차질 등을 이유로 가처분을 신청했다.
다만 필수 근무 인력을 놓고 법원의 결정에도 노사 사이 대립이 멈추지 않고 있다. 법원이 인력과 관련해 파업 과정에서도 '평상시 수준'이 유지돼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양측이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사의 입장이 총파업 중 '필수 근무 인력'을 놓고도 평행선을 달리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2차 사후조정 회의도 하루 연장된 만큼 삼성전자의 2026년 임금협상을 두고 노사의 극적인 타결은 날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18일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마중의 의견서를 게시했다.
이 의견서를 통해 노조는 파업 기간 '평상시 수준의 인력', 즉 필수 근무 인력이 평일 기준인 7천 명이 아니라 주말 또는 휴일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재판부는 노조가 주장한 '주말 또는 연휴' 인력도 평상시 인력에 해당해 그 인원으로 안전보호시설과 보안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판단했다"며 "이번 결정으로 노조의 주장인 '주말 또는 연휴' 인력 근무가 가능해 7천 명 보다 더 적은 인력이 근무하게 될 것이어서 사실상 쟁의행위에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이어 "회사는 평일 기준으로 7천 명의 근무를 주장했지만 노조의 주장이 인용됐기 때문에 구체적 인원은 7천 명보다 적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시에 21일로 예정된 쟁의활동(총파업)을 변함없이 진행하고 노사협상에서도 타결을 목표로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법원의 결정을 통해 안전 관련 업무가 유지된다면 파업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7천 명보다 적은 인원이 근무하고 총파업에서 노조원의 동원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7천 명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전체 인력의 8.97%에 해당한다.
이를 놓고 사측은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평상시'의 의미와 관련해 초기업노조는 법무법인 의견서를 통해 '주말 또는 연휴' 인력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명백히 법원 결정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법원은 '평상시'란 '평상시의 평일 또는 평상시의 주말·휴일'을 의미한다고 결정문에 명확히 적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따라서 쟁의기간 평일에는 기존 평일 수준의 인력을, 주말과 휴일에는 기존 주말 및 휴일 수준의 인력으로 안전보호시설 및 보안작업을 유지하라는 의미임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총파업 기간에도 평일에는 7천 명이 근무해야 하는 만큼 이를 기준으로 정상 출근이 필요한 부서 및 해당 임직원에게 별도 안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 역시 "임금협상의 원만한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개시된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 회의의 결론은 최소 다음날로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 법원의 결정에도 인력과 관련한 새로운 대립이 생긴 노사가 원활한 협상에 이어 타결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노위는 삼성전자 노사의 이번 사후조정 회의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된 뒤 다음날인 19일에도 동일한 시간에 실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앞선 1차 사후조정처럼 이튿날 회의는 결과에 따라 종료 시간이 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후조정 회의 첫날 협상에서는 특별한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직접 조정위원으로 참석한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사후조정 점심 휴게시간에 기자들과 만나 "아직 (양측의) 기본 입장만 청취했고 향후 안을 가져올 것"이라며 "파업을 진행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