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문제를 중국과의 관계에서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40년 넘게 유지돼 온 미국의 대만 정책 기조를 흔들 수 있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0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우주군사령부를 콜로라도주에서 앨라배마주로 이전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그의 뒤편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초상화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 시각)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일부 참모들이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오간 대만 관련 논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트럼프 측 조언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미국과 대등한 국가이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인식을 이전보다 훨씬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평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미중 정상회담 당시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를 건드릴 경우 미중 관계 전체가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며 '레드라인'을 분명히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일정을 마친 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대만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대만에 대한 추가 무기 판매 문제와 관련해 "매우 좋은 협상 칩"이라며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팔 수도 있고, 팔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한 이후에도 '대만관계법'을 근거로 대만의 독립과 자체 방어 능력 유지를 지원해 왔다. 특히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1982년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국과 사전에 협의하지 않는다는 원칙 등을 담아 '대만 관련 6대 보장'을 내놨다.
6대 보장은 오랫동안 공식 문서보다는 구두 약속의 성격이 강했지만, 실제 외교·안보 질서에서는 상당한 의미를 지녀 왔다.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면서도 대만의 방어 능력을 유지하는 선을 지켜왔고, 그 결과 대만은 미국의 안보 지원을 받는 사실상의 준동맹적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중국은 이를 자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 조치로 받아들이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한편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미국의 무기 판매가 단순한 방산 거래를 넘어 대만해협의 억지력과 인도·태평양 안보를 떠받치는 핵심 장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결코 희생되거나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