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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가운데 글로벌 플레이어로의 도약 가능성이 가장 높다.”

미래에셋증권을 분석한 증권사 리포트의 한 대목이다. 국내 증권업계의 ‘글로벌 확장’ 분야에서 미래에셋증권이 보여주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1분기 순이익 1조 원을 돌파(1조19억 원)하는 등 압도적 호실적을 낸 배경 가운데 하나로 스페이스X와 xAI 등 혁신 기업을 겨냥한 과감한 글로벌 투자가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시절부터 축적된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의 글로벌 사업 확장 역량이 미래에셋증권에서도 본격적으로 빛을 발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다면 최근 국내 재계 전반에서 지배구조 선진화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톱티어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미래에셋증권의 이사회는 과연 '글로벌 스탠다드'에 얼마나 부합하고 있을까. 

이사회 독립성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선진적 측면들이 다수 관측되지만 완전한 글로벌 스탠다드 안착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 역시 뚜렷하게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증권사 이사회 점검] 미래에셋증권 임추위의 독립이사 후보 추천 적절한가 : 부회장 김미섭의 '글로벌 지향' 해치는 약점 평가도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의 글로벌 사업 역량은 미래에셋증권 1분기 실적 호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허프포스트코리아

◆ '거수기' 오명은 미래에셋증권 이사회와는 상관없다, 경영진 향한 실질적 견제 눈길

18일 허프포스트코리아가 미래에셋증권 이사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이사회 운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경영진의 안건을 무비판적으로 통과시키는 이른바 '거수기' 역할에서 탈피해, 실질적으로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의 2025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살펴보면, 국내 주요 경쟁사인 한국투자증권(상장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 기준)이나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반대표'와 '수정가결' 사례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실제로 이사회는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과정에서 원안인 '반기 1회 개최' 안건에 제동을 걸고,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내부에서 제기된 수정 의견을 반영해 '분기 1회 개최'로 수정 가결시켰다. 임직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 안건 역시 이사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보류된 바 있다.

감사위원회 회의 내역에서도 외부감사인 선정 및 절차 안건에 대해 독립이사들이 반대 의견을 던져 부결시킨 사례가 등장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반대표’를 통해 경영진을 향한 실질적 견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 IT·소비자보호 전문성 돋보이나, '교수 편중' 직업적 다양성은 아쉬워

최근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의 전문성 역량은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 출신인 석준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최신 IT 트렌드 전문성을, 금융감독원 옴부즈만(소비자부문) 위원으로 활동 중인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소비자보호 전문성을 더하며 이사회의 깊이를 채우고 있다.

다만 독립이사들의 직업적 다양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송재용, 석준희, 안수현 이사 등 독립이사 4명 중 3명이 현직 교수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관료 및 기업인 출신인 문홍성 두산 고문조차 현재 서울과학기술대 산업공학과 특임교수를 겸임하고 있어 사실상 학계 출신 인사로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자체 지배구조 정책에서 "특정한 공통의 배경을 보유하거나 특정한 직업군이나 일부 집단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등 편중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명시한 것과 다소 배치되는 대목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외국 금융사들은 경쟁사 출신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기도 한다”며 금융회사 이사회의 교수 출신 쏠림 현상을 꼬집은 바 있다.

◆ 사내이사가 독립이사 추천에 개입, 글로벌 스탠다드와 괴리된 '임추위'

교수 편중보다 더욱 뼈아프게 눈에 띄는 대목은 이사회 내 핵심 위원회인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구성 방식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임추위에는 트레이딩 사업부를 이끄는 전경남 사장이 사내이사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미래에셋증권의 임추위가 경영진을 객관적으로 감시해야 할 '독립이사 후보'까지 추천한다는 것이다. 감시를 받아야 할 경영진이 자신을 감시할 인물을 고르는 과정에 개입할 통로가 열려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임추위 활동 내역을 보면 전경남 사장은 대표이사 후보 추천 안건 뿐 아니라 사외이사 후보 추천 안건, 감사위원 후보 추천 안건 표결에 모두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다. 

일반적으로 임추위에 사내이사가 참여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거나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임추위가 사외이사 후보도 추천하고 이 표결에 전 사장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이사회의 독립성 측면, 그리고 '글로벌 스탠다드'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ESG기준원은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이사회 내 위원회는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하여야 한다”며 “단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할 것을 권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외 주요 거래소의 규정은 ‘권고’를 넘어 ‘강제성’을 띄고 있기도 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회사 매뉴얼(303A.04 조항)은 "회사는 오직 독립이사들로만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Nominating Committee)를 가져야 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나스닥(Nasdaq) 상장 규정 5605 조항 역시 "이사 후보 선정은 독립이사가 다수인 전체 이사회, 또는 ‘독립이사들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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