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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인 최초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작품 심사 기준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 박찬욱이 심사 기준을 밝혔다, 예술과 정치는...
심사위원장인 박찬욱 감독이 5월12일(현지시각) 프랑스 남부 칸에서 열린 제79회 칸 영화제 개막식에서 무대에 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박 감독은 12일(현지시각) 제79회 칸영화제 개막식에 앞서 열린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예술과 정치를 분리해서는 안 된다"며 "둘이 서로 충돌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술 작품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다고 해서 예술의 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되며, 반대로 정치적 메시지가 없다고 배제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편견이나 고정관념 없이 순수한 관객의 시선으로 저를 놀라게 할 영화를 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최근 유럽 주요 영화제에서는 영화와 정치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장인 빔 벤더스가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그는 개막 기자회견에서 영화가 정치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영화는 세상을 바꿀 수 있지만 정치적 방식으로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영화 제작자는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영화의 예술과 정치의 경계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가운데, 박 감독의 발언은 예술성과 정치성을 보다 폭넓게 바라보는 입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경쟁), 연상호 감독의 '군체'(미드나잇 스크리닝), 정주리 감독의 '도라'(감독 주간), 최원정 감독의 '새의 랩소디'(라 시네프) 등 다수의 한국영화가 공식 초청됐다. 박찬욱 감독은 "한국 영화는 더 이상 변방에 있지 않다"며 "영화의 중심이 확장되면서 더 많은 나라와 다양한 영화를 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79회 칸 영화제는 23일까지 프랑스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다. 박 감독은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결정하는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박 감독은 칸 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감독이다. 그는 경쟁 부문에 네 편의 영화를 출품해 '올드보이'(심사위원 대상), '박쥐'(심사위원상), '헤어질 결심'(감독상)으로 세 차례 수상한 바 있다.

칸 영화제는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며, 그중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큰 영화제로 평가받는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한 해를 대표하는 영화로 인정받는다. 또한 칸은 신작 공개와 글로벌 배급 계약이 이루어지는 영화 산업의 핵심 무대이자 시장이 되기도 한다. 예술성, 연출력, 사회적 메시지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감독 중심의 예술영화가 특히 주목받는 장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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