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을 앞두고 '선생님께 작은 선물이라도 드려도 되는 것 아니냐'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작은 정성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다 자칫 교사를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할 수 있다. 때로 선생님이 경찰서에 가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
선생님이 '엉뚱한 일'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AI 이미지.
스승의날을 이틀 앞둔 13일 교육부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청탁금지법(이른바 김영란법)에 따라 교사에게 선물을 전하기 위해선 '지켜야 할 선'이 있다. 더욱이 현행법상 현직에 있는 교사는 비교적 더욱 엄격한 적용 대상으로 간주된다.
'5만원까지 된다?'…스승의 날의 흔한 오해
5만원권. AI 이미지.
통상 청탁금지법상 허용되는 선물 가액 기준은 일반 선물 5만원, 농축수산물 및 농축수산가공품 15만원이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농축수산물 한도가 한시적으로 상향되기도 한다. 실제로 올해 설 연휴 기간에는 최대 30만원까지 허용된 바 있다. 올해 설 기간인 1월24일부터 2월22일까지에 한정해 농축수산물 및 농축수산가공품 선물 한도가 최대 30만 원으로 상향 적용됐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스승의날 역시 예외적으로 선물이 허용되는 '특수한 날'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스승의날은 법상 별도 예외가 인정되는 날이 아니다. 직무 관련성이 있거나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금액과 관계없이 선물 제공이 금지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교원은 학생 평가와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만큼 직무 관련성 판단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카네이션 한 송이도 조심
카네이션. ⓒ연합뉴스
스승의날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카네이션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4년 5월 공개한 ‘스승의 날 청탁금지법 질의응답(Q&A)’에서 학생 개인이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전달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다만 예외는 있다. 교육부와 권익위는 학생대표 등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담임교사나 교과 담당 교사에게 전달하는 카네이션·꽃다발은 허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기와 장소, 제공 방식, 금품의 내용과 가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사회상규상 허용 가능한 범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천 원씩만 모았는데 안 되나요?"
서울 시내 한 제과점 매장에 케이크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학생들이 돈을 조금씩 모아 마련한 선물 역시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
실제 2018년 국민권익위 청탁금지법 질의 게시판에는 자신을 학급 회장이라고 소개한 학생이 “반 친구들과 1천 원씩 모아 케이크와 롤링페이퍼를 준비해 공개적으로 전달하려 하는데 법 위반이 되느냐”고 문의한 사례가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학생들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교직원에게 제공하는 선물은 금액이 소액이라 하더라도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학생 평가와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교사의 직무 특성상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불과 4개월 전 학생에게 받은 7천~9천 원짜리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교사가 신고를 당해 논란이 된 사례도 있었다.
진심은 편지로도 충분!
푸른 하늘과 편지.
물론 엄격한 규정 속에서도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스승의 날 노래를 함께 부르거나 손편지, 감사카드를 전달하는 행위는 금전적 대가성과 무관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적다.
국민권익위 역시 Q&A를 통해 학생이 직접 작성한 편지나 감사카드는 교사에게 전달 가능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안내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물의 크기보다도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대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일부 선물이 허용될 수 있다. 현재 자신을 평가하거나 지도하지 않는 이전 학년 담임교사나 과목 담당 교사에게는 사교·의례 목적의 선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선물 가액은 5만원 이하를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