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가 NH투자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일부 승소했다. 30억 원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은 JYP는 약 15억1천만 원을 돌려받게 됐다.
JYP엔터테인먼트가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연합뉴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JYP가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한다고 4월9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2019년 옵티머스 사태 발발로부터 약 7년 만에 나온 대법원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펀드 판매사가 운용사의 불법행위를 직접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투자설명서의 의심스러운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판매했다면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JYP는 2019년 12월 NH투자증권의 투자 권유를 받아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28호'에 30억 원을 투자했다. 당시 교부된 투자설명서에는 공공기관 발주 확정매출채권에 주로 투자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실제로는 펀드에 비상장기업 사모사채를 편입했고, 투자금은 부동산개발사업과 개인의 주식·파생상품 등 고위험 자산 투자에 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2020년 6월 환매가 중단됐고, 총 4천억 원대 피해를 낸 소위 ‘옵티머스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JYP는 이듬해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허위 투자설명서로 인한 착오·사기를 이유로 계약 취소와 투자금 전액 반환을 주위적으로 청구했으며 예비적으로는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서울중앙지법)은 JYP의 손을 들어 NH투자증권에게 투자금 30억 원 전액과 이자·지연손해금을 JYP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NH투자증권이 공공기관 매출채권 투자의 안정성을 강조하며 권유했지만 실제로 그런 방식의 투자는 불가능했다"며 "JYP가 이를 잘못 인식한 채 계약을 체결한 만큼 착오에 의한 취소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서울고등법원)에서 판단이 달라졌다.
2심 법원은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측의 문서 위조 등에 속은 피해자이기도 한 점을 고려하면 투자금 전액 반환을 명할 부당이득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한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신탁이라는 상품 성격상 투자자에게도 일정한 위험 감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2심 역시 NH투자증권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투자설명서에는 기본적인 수익구조와 투자 대상, 이익 실현 가능성에 상당한 의심이 드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NH투자증권도 이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의문점을 해소하지 않은 채 투자를 권유하고 위험성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NH투자증권에게 JYP의 미회수 투자금 약 25억1600만 원의 60%인 15억1천만 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NH투자증권과 JYP는 모두 상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결론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NH투자증권이 JYP에 고의적 기망행위를 했거나 자본시장법상 부당 권유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해 손해를 끼친 사실은 인정되며, 그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한 원심 판단이 적절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