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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에너지산업 가치사슬 전반을 선도하기 위한 핵심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더 발전된 미래형 소형모듈원전(SMR)인 용융염원자로(MSR), 소듐냉각고속로(SFR)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2025년 3월 최고경영책임자(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라는 경영 기조를 처음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그는 지난해 정식 취임 이후 현대건설의 무게중심을 주택에서 원전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을 착실히 이어왔다.   

이 대표는 현대건설에서 30년 넘게 주택 전문가로 일하면서 현대건설이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 1위를 기록하는 데 톡톡히 기여했다. 그러나 국내 건설 업황 악화가 수년째 지속되면서 해외 매출 중요성이 커진데다가 때마침 북미·유럽에서 불어온 원전 붐이 이 대표의 시선을 주택 바깥으로 돌렸다.

현대건설 올해 원전 수주 아직까지 '0', 이한우 부채비율 잡고 해외 진출 '본게임' 시작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현대건설에서 30년 넘게 주택 전문가로 일했다. 하지만 그의 대표 취임 일성은 '주택'이 아니라 '원전'일 수밖에 없었다. ⓒ현대건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올해 1분기 실적과 관계없이 부채비율을 눈에 띄게 개선시킨 것은 2분기부터 본격화될 대규모 원전 수주에 대비한 자금 조달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지난 4월28일 발표한 이번 1분기 연결기준 실적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매출이나 영업이익, 수주 실적이 아닌 부채비율이었다. 지난해 174.8%였던 현대건설 부채비율은 157.6%로 17.2%포인트 개선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악화한 것과 대비된다. 

이는 현대건설이 실적발표 당일 공시한 자산재평가에 따른 결과였다. 현대건설은 서울 종로구 계동 본사 일대 토지를 포함한 자산 재평가로 자산은 9101억 원, 자본은 6800억 원을 한 번에 늘렸다. 유동비율과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9%포인트, 2.4%포인트 증가했다. 

재무건전성이 특별히 개선됐지만 이는 1분기 현대건설의 핵심 사업인 원전의 성과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특히 1분기 수주 실적 3조4천억 원은 모두 국내에서 거둔 것이다. 더현대 광주 건설(5천억 원), 포천양수발전소 건설(3천억 원), 완도금일 해상풍력 사전착수역무(1천억 원), 울산 현대차 수소연료전지공장건설(3천억 원)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현대건설의 올해 원전 수주는 0원이지만, 이 대표는 올해 목표로 4조3천억 원을 제시한 바 있다. 다행인 것은 증권업계에서 이를 매우 보수적인 목표치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의 원전 수주 목표치를 뜯어보면 미국 홀텍 펠리세이즈 SMR 1조3천억 원, 미국 마타도르 프로젝트 1조8천억 원,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1조2천억 원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이들의 전체 공사비를 합치면 42조4천억 원에 달한다. 

특히 증권업계의 예상대로 현대건설이 올해 2분기에 홀텍 펠리세이즈 SMR 수주에 성공한다면 2분기에만 해외 원전 수주 5조 원을 기록하는 셈으로 올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게 된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이후 관전 포인트는 원전 수주 규모와 계약 구조“라며 "발주처 고정계약 요구 및 자금조달 지연 등의 리스크도 존재하는 만큼 유리한 수주 규모 및 계약 구조 확보가 현대건설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짚었다. 

결국 이 대표가 1분기에 실적과 관계없이 재무건전성을 손본 것은 2분기 전력 질주를 위한 포석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토지와 투자부동산 등의 담보 가치를 높게 잡으면 금융권 차입을 늘릴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본게임은 SMR 수주가 가시화될 올해 2분기부터 본격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에만 북미와 유럽에서 각각 대형원전 기술설명회와 원전 심포지엄을 연달아 열며 해외 원전 사업 진출을 공격적으로 모색했다. 

지난 3월 이 대표는 핀란드 원전 심포지엄을 열며 개회사에서 "현대건설이 세계 각국에서 축적한 원전 건설 경험과 EPC(설계·조달·시공) 역량, 웨스팅하우스의 글로벌 원전 기술은 북유럽 국가의 에너지 전환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시선은 이제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있다. 원전을 핵심 동력 삼아 글로벌 에너지 가치사슬의 중심부로 진입하겠다는 이 대표의 승부수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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