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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국내 유통·식품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유통과 식음료, 뷰티, 패션 소비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현지 공략 수위를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과거 생산기지 역할에 머물렀던 베트남이 최근에는 ‘제2 소비시장’으로 부상하면서, 편의점부터 백화점·마트·외식·식품까지 K유통망이 빠르게 촘촘해지고 있다.

[허프 트렌드] 베트남에 한국의 '소비 경험'이 이식되고 있다 : 편의점서 도시락 사고 떡볶이 즐기고 배달 플랫폼 활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세번 째)과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이사(왼쪽 첫번 째), 신유열 롯데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이자 신 회장의 장남(왼쪽 네번 째)가 지난달 23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찾아 올해 첫 해외 현장 경영을 펼쳤다. ⓒ연합뉴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물류·유통·브랜드 경험을 함께 구축하는 방식으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소비 접점을 직접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한국식 소비 경험 자체를 현지에 이식하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GS25에서 한국식 도시락과 즉석식품을 구매하고, 롯데 복합쇼핑몰에서 K푸드·K뷰티·패션 브랜드를 함께 경험하는 소비 행태가 익숙해지고 있다. 배달 플랫폼과 모바일 소비 확산으로 편의점·간편식·프랜차이즈 중심 소비가 빠르게 성장하는 점도 국내 기업들에는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 가운데 베트남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곳 중 하나는 롯데그룹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23일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와 ‘롯데센터 하노이’ 등을 직접 점검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호텔·아쿠아리움 등을 결합한 초대형 복합몰이다.

롯데에 따르면 2023년 개장한 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누적 방문객 수는 3천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6천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현지 소비 확대 흐름까지 맞물리면서 베트남 사업은 롯데쇼핑 실적 개선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베트남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백화점 해외 사업 매출은 3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6억 원으로 268.7% 늘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마트 해외 사업 역시 베트남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 4850억 원, 영업이익 250억 원으로 각각 3.4%, 16.8% 증가했다. 롯데컬처웍스 역시 베트남 사업 안정화 영향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유통업계 전반에서도 베트남 현지 접점 확대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는 최근 하노이에서 K뷰티 쇼케이스를 열고 현지 유통 협력 강화에 나섰으며, 패션 계열사 LF 역시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 매장을 하노이 프리미엄 상권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공격적 출점 경쟁에 돌입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베트남 GS25 점포수는 422개로 늘었다. 호찌민과 하노이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점포망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식 도시락·즉석식품·PB 상품 등을 앞세워 현지 젊은 소비층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식품업계 역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 현지 유통체인 ‘박화산’과 협업해 K푸드 판매 확대에 나섰고, 오리온은 쌀과자 ‘안’ 등 현지 맞춤형 제품 확대와 공장 증설을 통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상은 김·김치·떡볶이 제품군 확대와 함께 현지 생산 체계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오뚜기는 베트남 북부·남부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라면·소스류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팔도는 제2공장 증설을 통해 현지 라면·음료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하림도 삼계탕 제품의 베트남 수출 승인을 확보하며 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유업업계도 베트남 시장 확대에 적극적이다. 남양유업은 최근 베트남 유통 대기업 ‘푸 타이 홀딩스’와 3년간 700억 원 규모의 K분유 기반 K푸드 산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남양유업은 조제분유를 넘어 유제품·커피·단백질 제품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 치킨 브랜드들의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BHC는 최근 싱가포르 기반 외식기업 하오 오픈 푸드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며 베트남 진출을 공식화했다. 하노이·호찌민·다낭 등을 중심으로 향후 10년 내 50개 매장 개설이 목표다. 치킨플러스 역시 현지 투자 유치와 함께 베트남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소비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싱가포르 벤처캐피탈(VC) 모멘텀웍스에 따르면 베트남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지난해 21억 달러(약 3조477억 원)로 2024년보다 19%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베트남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8억1천만 달러(약 1조1756억 원)에서 2030년 13억2천만 달러(약 1조9158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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