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만든 오픈AI의 공동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미국 법정에서 맞붙는다.
오픈AI가 인류를 위해 비영리 기관으로 설립됐다는 당초 약속을 저버리고 영리기업으로 탈바꿈했는지를 가리는 것이 이번 재판의 뼈대다. 최대 1340억 달러(한화 약 198조 원) 규모의 소송에서 오픈AI가 이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AI 이미지.
27일 CNBC를 비롯한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오픈AI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 및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상대로 제기한 최대 1340억 달러(한화 약 198조 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다루는 배심원 재판이 2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서 개시된다.
머스크 vs 올트먼 결별의 역사 : '인류를 위한 AI'에서 'MS를 위한 AI'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 AP=연합뉴스
머스크 최고경영자와 올트먼 최고경영자는 2015년 '구글 딥마인드의 독주에 맞서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한 개방형 비영리 AI를 만들자'는 공동의 목표를 세워 오픈AI를 함께 창업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당시 초기 자금의 약 60%에 해당하는 3800만 달러(약 561억 원)를 기부하고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2018년 '오픈AI를 테슬라와 합병하자'고 제안했다가 올트먼 최고경영자로부터 거절당하면서 오픈AI 이사회를 떠났고, 두 사람의 관계는 결별의 수순을 밟게 됐다.
그 뒤 오픈AI는 2022년 챗GPT를 출시하면서 전 세계를 뒤흔들었고,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수백조원의 투자를 받아 사실상 영리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2023년 스스로 AI기업 xAI를 설립한 뒤 2024년 '오픈AI가 비영리 설립약속을 어겼다'면서 오픈AI와 올트먼 최고경영자,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원이 올해 1월 '이 사건은 배심원이 검토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재판은 확정됐다.
원고 머스크 "자선신탁 위반과 부당이득이 문제다"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오픈AI가 비영리로 출발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저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영리법인으로 전환한 것을 문제(자선신탁 위반) 삼았다.
또한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초기 기부를 발판삼아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수백조원 규모의 이익(부당이득)을 취했기 때문에 이른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24일(현지시각) 샘 올트먼을 향한 사기(Fraud) 혐의를 비롯한 24개 청구를 취하하고, '자선신탁 위반'과 '부당이득' 2개 청구만 남겼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재판을 간소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트먼 최고경영자는 사기혐의는 취하로 피했지만, 공동창업자 자격으로 피고석에 앉게 됐다.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최대 1340억 달러의 배상금을 청구하되, 승소하면 전액을 오픈AI 자선재단으로 귀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재판은 약 4주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머스크 최고경영자, 올트먼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등이 증인석에 오를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 승소하면, 오픈AI 기업공개에 '먹구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 AFP=연합뉴스
글로벌 외신들에서는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승소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보는 의견이 나온다.
CNBC는 해당 재판부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를 인용해 "소멸시효(법적 구제기간을 의미하는 법률용어) 문제에서 배심원이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오픈AI를 비롯한 피고 측의 승소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여기에 재판 전 공개된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과거 이메일에서 오픈AI의 영리 전환 가능성을 미리 알았을 수 있다는 내용이 드러난 점도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아킬레스 건으로 꼽힌다.
반면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승소할 경우 오픈AI에 미칠 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더타임스는 "오픈AI는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데, 머스크 최고경영자에게 지게 되면 이 모든 계획에 거대한 물음표가 붙게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영국 더타임스는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이번 소송에서 이길 경우 오픈AI의 영리전환 계획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픈AI 의 기업가치는 8500억 달러(한화 약1250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심원이 배상책임을 인정하게 되면 배상을 위한 법적 절차 심리는 5월18일부터 별도로 진행된다.
다만 배심원의 평결은 권고적(advisory) 성격으로, 최종결정은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직접내리게 된다. 다시 말해 배심원이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손을 들어준다고 하더라도 판사가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재판은 승패를 떠나 'AI 기술이 공익이냐 영리냐'는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