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값 담합 혐의를 받은 CJ제일제당과 삼양사 전직 임직원들이 대부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법인에는 벌금 2억 원이 각각 선고됐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설탕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류지미 판사)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CJ제일제당 식품한국총괄 김모씨, 전 삼양사 대표이사 최모씨 등 두 회사 전현직 임직원 11명과 CJ제일제당, 삼양사에 대한 선고공판을 23일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김모 전 CJ제일제당 식품한국총괄과 최모 삼양사 전 대표에게는 징역 2년6월, 벌금 1억 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나머지 임직원 중 CJ제일제당 소속 3명은 징역형에 집행유예 처벌을, 1명은 벌금형을 받았다. 삼양사 소속 4명은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1명은 벌금형을 각각 받았다.
재판장인 류 판사는 이들에 대해 “법의 기본취지를 훼손하고 시장질서를 왜곡해 죄질이 좋지않다”며 “CJ제일제당과와 삼양사는 과거 밀가루·설탕 담합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자진신고제도로 형사처벌에 감면을 받았는데 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질책했다.
이어 “이사건이 기업 간의 거래에 있던 담합이라고 해도 최종적으로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류 판사는 △대형 실수요 업체의 가격 협상력과 가격 추이 및 현황을 고려하면 CJ제일제당과 삼양사가 폭리를 취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피고인들이 범행을 전부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CJ제일제당과 삼양사가 임직원을 대상으로 준법교육을 강화하고 회사 통제를 구축하는 등 재발 방지 노력을 다짐하는 점 △김 전 총괄과 최 전 대표 등이 5개월 넘는 구금 생활을 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판결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브리핑에서 “1심 판결을 존중하지만 유사 사건 처리 전례를 봤을 때 공감이 가지 않는 양형”이라면서 “이 모든 게 담합을 계속하게 하는 조장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결문을 확인해야겠지만 당연히 항소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총괄 등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설탕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2월 초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 3사가 4년여 동안 음료·과자 제조사와 대리점 등에 적용하는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사전에 조율해 모두 8차례 담합을 벌였다고 봤다. 다만 답함 사실을 최초로 신고한 대한제당은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 제도에 따라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4년여 동안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는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해 상승분을 신속히 가격에 반영했고, 원당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서로 짜고 하락 폭보다 설탕 가격을 더 적게 인하하고 인하 시기를 늦췄다. 검찰이 파악한 담합 규모는 3조2715억 원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이번 담합에 대해 세 업체에 총 40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CJ제일제당 1506억8900만 원, 삼양사 1302억5100만 원, 대한제당 1273억7300만 원이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공정위의 설탕 담합 관련 의결 발표 후 사과했다. CJ제일제당은 입장문에서 “고객과 소비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으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양사도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일부 B2B 영업 관행과 내부 관리 체계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