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용자 수와 결제금액이 회복세를 보이며 실적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노동·경영 관련 사법 리스크와 경쟁 심화, 해외 투자 부담이 동시에 겹치면서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올해 1분기 이용자 구매 금액이 증가하면서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고 커지고 있다. 다만 쿠팡은 수익성 회복이 과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과 퇴직금 미지급 관련 사법리스크는 상존하고 있다는 점이 경영적 리스크로 꼽힌다. 쿠팡 배송 차량의 모습. ⓒ연합뉴스
7일 데이터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이후 주춤했던 쿠팡 실적에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1분기에는 이용자당 구매금액이 증가하면서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 쿠팡의 결제추정액은 16조3천억 원으로 지난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월간활성사용자(MAU)는 1억 명 수준에서 정체됐지만 결제금액이 늘어나면서 이용자당 구매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단순 이용자 수 확대가 아닌 소비 강도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용자 지표 역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MAU는 3503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을 공식 발표한 뒤 지난 1월 3401만 명, 2월 3364만 명으로 감소했던 수치가 3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결제 규모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달 카드 결제 기준 결제 추정금액도 5조7136억 원으로 전월보다 12% 증가했다. 이는 유출사건 공표 직전인 작년 11월 결제 추정금액 5조8천억 원대 수준에 근접한 규모다.
이러한 흐름은 실적 개선 기대와도 맞닿아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쿠팡의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급락하며 저점을 형성한 뒤, 2월부터는 반등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매출 증가율은 5~10%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을 저점으로 주력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이 반등하고 있다”며 “최근 부정적 매출 추세가 완화되면서 1분기 사업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쿠팡의 회복 흐름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요인은 여전히 크다는 시장의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이 2천억 원 규모의 쿠팡 지분 대부분을 매도한 점도 이러한 시각에 힘을 싣는다. 국민연금의 이러한 포트폴리오 조정은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수익성과 비재무 리스크를 반영한 신호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특히 쿠팡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주요 불확실성으로 보고 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의혹과 관련된 수사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셀프 조사’ 논란 및 위증 의혹,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법적 리스크가 여러 차원으로 중첩·확대된 상태다.
주요 임원들이 국회 청문회와 경찰조사, 법정 출석 등을 이어가면서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안정성의 우려도 제기된다. 정종철 쿠팡CFS 대표는 관련 재판에 출석한 데 이어 다음달 22일 예정된 2차 공판에도 다시 출석할 예정이며,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대표 역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국회 청문회에 두 차례 이상 출석하고 경찰 소환 조사까지 받는 등 사법·행정 절차에 연이어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병행되면서 법적 리스크가 사법·행정·민사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영진의 시간과 의사결정 자원이 분산되면서 대외 리스크 대응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쿠팡은 수익성 회복과 동시에 해외 확장 전략을 병행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특히 대만 등 해외 시장 투자 확대로 인해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에 비경상적 비용을 제외한 조정EBITDA 역시 –36%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이익 체력 회복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업이익률 또한 3년 연속 하락하며 지난해에는 1%대 초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49조1197억 원, 영업이익 6790억 원으로 2024년보다 각각 14%, 12.7%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매출 50조 원)에는 미치지 못했고 영업이익률은 1.38% 수준에 그쳤다.
이와 동시에 경쟁 환경은 빠르게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와 G마켓, 11번가 컬리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판촉과 배송 관련 프로모션을 강화하며 트래픽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쿠팡 이탈 수요가 유입되며 거래금액과 트래픽이 동시에 증가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실제로 G마켓은 올해 1분기 MAU가 지난 1분기보다 12% 증가했고, 같은 기간 결제추정금액도 11%가량 늘어나며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인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의 확장도 경쟁 압박을 키우고 있다. 테무는 3월 MAU 742만 명, 알리는 712만 명을 기록하며 각각 700만 명대 이용자를 확보했다. 두 플랫폼 합산 MAU는 1454만 명으로 빠르게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신규 사용자 유입 측면에서도 중국계 이커머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테무는 3월 쇼핑 앱(애플리케이션) 신규 설치 74만9320건으로 1위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선두를 유지했고, 알리익스프레스도 36만9020건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반면 쿠팡은 절대적 이용자 규모에서는 여전히 3300만 명 수준으로 압도적이지만, 신규 설치가 3월 46만1270건에 그치며 성장률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둔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미 대규모 이용자 기반을 확보한 성숙 플랫폼 단계에 진입한 결과로 해석된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7% 급감하는 등 수익성 훼손이 본격화한 모습으로, 올해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잠재 비용 반영으로 추가 악화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이커머스 경쟁 업체들은 물류 생산성 개선과 소싱 마진 확대, 멤버십 기반 고객 락인 전략 등을 통해 충성 고객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