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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걸 LF 회장이 자신과 자녀들의 회사 지분율을 늘렸다. 

승계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인데, 혹시 있을지 모를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 지분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LF 최대주주 일가 장내매수로 지분 확대, 승계와 지배력 확대 동시에 노렸다
구본걸 LF 회장 ⓒ LF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는 3일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공시했다. 

그 내용을 보면, 구본걸 회장의 자녀인 구민정씨와 구성모씨, 가족회사인 LF디앤엘이 3월 말과 4월 초에 걸쳐 장내매수를 통해 LF 지분을 늘렸다. 

구민정씨와 구성모씨의 지분율은 지난 연말에 견줘 각각 0.15%p, 0.26%p 상승한 1.41%와 2.06%가 됐다. LF디앤엘 역시 지난 연말 13.85%에서 14.13%로 0.28%p 늘어났다. 

LF디앤엘은 LF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LF네트웍스로부터 2022년 인적분할된 회사다. 현재 구민정씨(8.42%)와 구성모씨(91.58%)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남매가 소유한 가족회사로 볼 수 있다. 조경 관련 사업을 영위한다. 

LF디앤엘은 구 회장이 두 자녀, 특히 아들 구성모씨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LF디앤엘의 LF 지분율은 회사 설립 직후 6.18%에서 현재 14.13%까지 늘어났다. 

결국 이번 LF디앤엘과 구민정씨, 구성모씨의 LF 지분 증가는 오너 3세인 구 회장이 오너 4세인 구민정·구성모씨로의 승계에 더욱 속도를 붙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구본걸, 개인회사 비앤라이프 통해 지배력 강화

구본걸 회장은 승계와 함께 본인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런데 본인의 지분율을 직접 높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 수단은 구본걸 회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비앤라이프다. 비앤라이프는 지난해 말까지 에이치더블유씨라는 사명을 갖고 있던 회사로, 연말 기준 LF 지분 1.84%를 들고 있었다. 

그런데 비앤라이프는 올해 3월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2.65%까지 늘렸다. 총 46억 원의 자금이 들어갔는데 이 중 10억 원은 자체 자금으로, 36억 원은 구 회장에게서 차입해서 각각 충당했다. 이 과정에서 구 회장은 개인 LF 지분율은 19.11%로 유지했다.

비앤라이프가 공격적으로 LF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 이유는 단기적으로 LF에 대한 지배력을 늘리고, 중장기적으로는 비앤라이프를 승계에 활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원래 비앤라이프는 구 회장의 개인 사업과 자산 축적의 수단으로 주로 활용됐다. 이 회사는 2018년 구 회장이 개인적으로 설립한 태인수산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태인수산은 같은 해 조미김 사업을 하는 해우촌을 인수했고, 2021년 이를 흡수합병해서 사명을 피합병 기업의 이름인 해우촌으로 바꿨다. 

이후 구 회장은 2023년 4월 물적분할을 통해 존속법인을 에이치더블유씨로 바꾸고 김 사업을 하는 해우촌을 분리해 LF의 계열사인 LF푸드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정확한 매각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구 회장은 일정 이상 차익을 챙겼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비앤라이프는 해우촌 이후 뚜렷하게 영위하는 사업이 없고 매출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비앤라이프의 최우선 활용 목적을 승계와 지배력 강화로 변경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다만 구 회장이 비앤라이프를 통해 다시 개인사업을 시작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 형제간 계열분리 상황은 LF 지배구조에 변수

구 회장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분을 확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LF는 형제간 계열분리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향후 분쟁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그 내막을 보려면 LF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LF네트웍스를 들여다봐야 한다. LF네트웍스는 1990년 설립된 기업으로, 구본걸 회장과 오너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가족회사다. 현재 구본걸 회장 3형제(구본걸·구본순·구본진)와 그들의 자녀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범LG가는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장자 이외의 자녀들은 계열분리를 통해 독자 경영을 펼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LF 역시 옛 LG상사의 패션부문이 독립한 회사다. 구본걸 회장의 아버지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 역시 구자경 전 LG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LF는 형제간 계열분리를 가동하기 위해 2022년 7월 인적분할을 통해 LF네트웍스(존속법인)와 LF디앤엘(신설법인)을 분리했다. 이 중 LF네트웍스는 구본순·구본진 형제의 몫으로, LF디앤엘은 구본걸 회장의 몫으로 각각 할당됐다. LF네트웍스는 보유하고 있던 LF 지분(당시 6.18%)을 모두 LF디앤엘에 몰아줬다. 

현재 LF네트웍스는 의류 생산을 하는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 유원지 및 테마파크와 골프장 운영업을 하는 엘에프리조트를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구본순·구본진 형제 계열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형제간 계열분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양쪽이 보유하고 있는 상호 지분을 정리하는 일이 남아 있다. 즉 △구본순·구본진 가족의 LF 지분을 정리하고 △구본걸 가족의 LF네트웍스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2024년 4월 LF가 파스텔세상과 맺은 계약을 해지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형제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파스텔세상은 2023년 8월 LF와 닥스 키즈 및 헤지스 키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3년 갱신한 바 있는데 LF가 계약 기간 만료 전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특히 계열분리를 위한 지분 거래 과정에서 구 회장이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을 파스텔세상에 요구했고, 계속되는 자금 요구를 파스텔세상이 거절하자 계약을 해지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이 일었다. 

현재 시점에서 구 회장 일가 내부 분위기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지난해 7월 종료 예정이던 LF와 트라이본즈의 닥스 셔츠 라이선스 계약이 연장되는 긍정적인 일도 있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본다. 계열분리 작업의 진행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구본순·구본진 두 사람과 자녀들의 LF 지분율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은 변수가 될 수 있다. 구본순씨(8.55%)와 구본진씨(5.84%), 그들의 자녀들인 구수연씨(0.52%), 구경모씨(0.13%), 구지수씨(0.07%)의 지분을 합하면 15%가 넘는다. 구 회장과 두 자녀, LF디앤엘, 비앤라이프의 합계 지분율 39.36%과 차이가 있지만, 구본순·구본진 형제가 사모펀드와 소액주주(약 28%) 등 외부세력을 등에 업고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 있다. 

LF 관계자는 “공시 내용은 법령상 공시 의무에 따른 지분 변동 사실에 관한 것”이라며 “이외 확인되지 않은 추정 등은 회사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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