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갤럽이 130개 이상 나라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독일 등 4대 경제·군사 강국의 리더십을 평가한 결과 중국이 미국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글로벌 질서가 다극적 체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갤럽이 글로벌 130개 나라를 대상으로 2025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AI 이미지.
6일 미국 갤럽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연례 글로벌 리더십 여론조사에서 미국 지지율 중앙값은 2024년 39%에서 2025년 31%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중국 지지율 중앙값은 32%에서 36%로 올랐다. 중국 지지율이 미국 지지율을 5%포인트 앞선 것은 갤럽이 약 20년 간 지속해온 조사에서 가장 큰 격차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 비호감 조사에서도 미국은 중국에 밀렸다.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비호감도는 역대 최고수준인 48%까지 치솟았지만, 중국의 비호감도는 37%로 직전조사와 차이가 없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조사가 2025년 조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2026년 초 벌어진 미국의 66개 국제기구 탈퇴와 2월 말부터 시작된 이란전쟁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리더십 지지율은 2024년과 2025년 사이 44개 나라에서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같은 기간 10%포인트 상승한 나라는 7개 나라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락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포함한 미국의 주요 동맹국에서 집중됐다. 독일에서 미국의 지지율 하락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독일에서는 미국 지지율이 무려 39%포인트 떨어졌고, 포르투갈에서는 38%포인트 하락해 뒤를 이었다.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예외적으로 미국의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스라엘의 미국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이후 76%로 반등해 13%포인트 상승했다.
갤럽은 전반적으로 분석할 때 중국이 미국을 앞선 것은 중국을 향한 지지율 상승보다는 미국의 지지율 하락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봤다.
한편 갤럽은 국제 여론조사에서 평가 대상인 4대 강국 가운데 어느 나라도 전 세계 과반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독일만이 2020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 재임 시절 한 차례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독일은 최근 9년 연속 갤럽 조사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강대국으로 2025년에도 48%의 지지율로 1위를 지켰다. 이어 중국 36%, 미국 31%, 러시아 26% 순으로 조사됐다.
갤럽은 "20년 간 조사에서 미국 리더십이 줄어드는 것은 세계 질서가 보다 다극적 질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과거보다 많은 나라들이 미국보다 중국과 관계를 더 수용가능하다고 보는 점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