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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2기 체제가 주주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올해 3월23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임 회장의 연임 안건은 99.3%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되며 연임이 확정됐다. 올해 연임을 시도했던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안건 찬성률이 90% 내외(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91.9%,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88%)라는 것을 살피면 그야말로 '전폭적' 주주들의 지지를 받은 셈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을 향한 이러한 주주들의 지지는 임 회장이 1기 임기 동안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등을 성사시키며 그룹 전체에서 비은행 부문의 실적 기여도를 크게 높이고 '종합금융그룹'의 외형을 성공적으로 갖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깐깐한 잣대로 진옥동 회장의 연임을 반대했던 국민연금마저도 임 회장의 연임을 포함한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의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을 정도다.

[K-밸류업 리포트] 우리금융지주 흠결 '유리천장', 임종룡 압도적 지지 받고 '회장 2기' 출범에도 이사회 성별 다양성 후퇴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2기 체제가 99%가 넘는 주주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 시작됐다. ⓒ허프포스트코리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바로 이사회의 다양성이다. 국내 금융지주 중에서도 선도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지만, 역설적으로 '유리천장'이라는 측면에서는 후진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 장밋빛 전망 속 진정한 종합금융그룹 완성의 열쇠는 'PMI', '역성장'한 본업 극복도 과제

임 회장에게 부여된 2기 체제의 핵심 과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두 보험사의 물리적 통합과 화학적 결합(PMI)을 이뤄내어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하는 것이다.

합병 이후의 전망은 상당히 밝은 편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모두 부실 없는 탄탄한 기초 체력을 지닌 회사인 데다가, 우리금융지주 역시 두 회사의 통합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사업 다각화가 진전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익 안정성과 재무적 유연성이 제고될 전망"이라며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 있는 성장과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그룹의 수익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상상인증권 역시 "올해는 자본시장 활성화에 발맞춘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주요 시중 은행들이 2025년에 모두 2024년 대비 성장세를 보인 것과 달리 유일하게 '역성장'한 우리은행의 정상화는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25년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60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2%나 급감했다. 5대 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농협) 중 유일하게 역성장하며 '3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 압도적 실질 배당성향 35%, 주주환원 선도하는 우리금융

주주환원 정책 측면에서도 우리금융지주는 괄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국내 8대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2025년 결산배당부터 곧바로 '비과세 배당'을 시작하며 밸류업 정책에 강력한 승부수를 띄웠다. 올해 처음으로 자본준비금 감액에 나선 다른 금융지주들과 달리, 지난해 선제적으로 자본준비금 감액을 시작해 둔 덕분이다.

이에 따라 비과세 배당 효과를 고려한 우리금융지주의 실질 배당성향은 무려 35%(명목 배당성향 31.8%)까지 치솟았다. 이는 KB금융지주(27%), 신한금융지주(25.1%), 하나금융지주(27.9%) 등 경쟁 금융지주사들의 수치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 유독 눈에 띄는 견고한 '유리천장', 이사회 전문성 강화에도 지배구조 '감점'될 수밖에 없는 이유

눈부신 성과와 강력한 주주환원 이면에는 아쉬운 대목도 존재한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과 금융당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지배구조', 특히 다양성 부문에서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독립이사 3명 가운데 1명을 재선임하고 2명을 신규 선임했다. 그 결과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은 독립이사 7명 중 여성 1명으로 급격하게 추락했다. 자본시장법에서 강제하고 있는 최소한의 규정만 간신히 맞춘 셈이다.

특히, 우리금융지주의 미등기 임원 가운데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은 4대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의 '유리천장'이 유독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실제로 4대금융지주 가운데 여성 미등기 임원의 비율이 가장 높은 신한금융지주는 독립이사의 여성 비율 역시 44.4%로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다만 성별 다양성의 후퇴를 제외하면, 이사회 전체의 전문성과 직업 다양성은 한층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부교수가 퇴임한 자리를 정용건 케이카캐피탈 상무 겸 준법감시인과 류정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위원이 채웠다.

이는 금융당국이 꾸준히 강조해 온 '교수 출신 비중 축소'와 '소비자 보호 및 IT 전문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현장 전문가 영입을 통해 한 번에 달성한 긍정적 변화로 풀이된다.

◆ 선제적 '3연임 특별결의' 도입, 실질적인 임 회장 3연임 가능성은 낮아

우리금융지주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최초로 대표이사 3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선제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물론 이 조치가 임 회장의 3연임 시점부터 적용되어 당장 이번 임 회장의 연임 논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임 회장이 워낙 압도적 찬성률로 연임에 성공한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는 시선도 혼재해있다.

금융권에서는 애초에 임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사실상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1959년 8월 3일생인 임 회장은 2기 임기가 만료되는 2029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점에 만 69세가 된다. 사실상 금융권의 고질적 불문율인 '만 70세 룰'의 적용 대상에 가까워지는 만큼, 무리하게 3연임에 도전할 명분이 매우 약해지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의 회장 3연임 시 특별결의 도입은 이미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이 회장 연임 특별결의 이야기를 꺼내기 전부터 논의되던 사안"이라며 "선제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해놨던 사항을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이야기에 맞춰 변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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