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던 박상용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주범”이라는 내용의 자백이 있어야 이 전 부지사와 관련된 여러 편의를 봐줄 수 있다며 회유한 정황이 담긴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진 왼쪽부터)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민석 변호사, 김동아 민주당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녹취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용기,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를 맡았던 서민석 변호사와 함께 29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상용 검사와 서 변호사의 통화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서 변호사와 박 검사가 2023년 6월19일 통화한 내용의 녹취를 보면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실제로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고 그 다음에 공익제보자니 이런것들도 저희가 다 해볼수가 있다”고 말했다.
박 검사는 “그 다음에 (이화영씨가)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영장을 안 한다든지 이런게 다 가능해지는건데 지금 상태에서는 이도 저도 아닌 게 되는 상태라서 이게 뭐 어떻게 되는건가. 이거를 정말 다 알고도 이렇게 하시는 건가. 저는 계속 그것때문에 답답해서 전화를 드렸다”고 덧붙였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은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2019년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북한에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수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이미 구속기소 돼 있던 이 전 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경기도와 쌍방울간 연결점 찾기에 주력했다.
따라서 이날 공개된 녹취 내용은 이 대통령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주범’이라는 이 전 부지사의 자백 진술, 즉 검찰의 의도에 부합하는 진술을 할 경우 유리한 처우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서 변호사는 정치검찰의 전형적인 진술 유도 및 회유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지금 들으신 내용이 이 사건의 실체다”라며 “박상용 검사는 검찰조사 과정에서 어떤 회유나 압박도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그 주장이 얼마나 거짓이었는지, 사건을 특정방향으로 끌고가기 위해 어던 설계와 거래가 이뤄졌는지 적나라하게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올가매기 위해 얼마나 집요하고 다양한 시도가 잇었는지도 드러난다”며 “이 사건의 진실은 이미 무너졌다. 진술은 설계됐고 압박과 회유 속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녹취 내용 가운데 “이재명 주범, 이화영 종범” 부분을 주목했다.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내용에 따라 수사의 강도와 여러 조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검찰이 사건의 결론을 정해놓고 수사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전 의원은 “특히 ‘이재명씨가 주범 되고 이화영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은 검찰이 결론을 전제해 놓고 진술 짜맞추려고 한거 아닌지 의심케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박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말한 내용은 전형적인 모해위증교사이자 직권남용이라며 국회 차원의 박 검사 탄핵은 물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을 범죄로 엮기 위한 다양한 거래 조건이 박 검사 자신의 목소리로 생생히 녹음돼 있다”며 “이런 회유와 거래는 명백한 모해위증교사죄이자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공수처는 즉각 박 검사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국회는 박 검사를 위증죄로 고발하고 탄핵소추 절차를 즉각 추진해야 한다. 국정조사를 통해 조작기소 실체를 밝히고 정치검사의 범죄를 준엄히 단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