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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믿고 가는 맛집’의 상징이었던 블루리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단체급식과 프랜차이즈 매장까지 블루리본 인증을 받는 사례가 늘면서, 이 인증이 여전히 ‘맛의 기준’으로 기능해도 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블루리본은 누구를 위해, 뭘 인증하는 중일까. 따져볼 때가 된 것 같다.

[허프 생각] '한국판 미슐랭'이라던 블루리본은 '마케팅 배지' 꿈꾸나, 대기업 엮이면서 '홍보 툴' 전락 아쉬움
한화의 단체급식 계열사 아워홈이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블루리본 서베이 인증을 받았다. ⓒ아워홈

블루리본서베이는 초창기 ‘한국판 미슐랭 가이드’를 표방하며 출발했다. 평가단이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직접 식당을 방문해 맛과 서비스, 분위기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블라인드 방식이 특징이었다. 식당은 리본 1개부터 3개까지 등급이 매겨졌고, 가이드북은 연 2회 발간됐다. 평가 방식과 체계는 미슐랭과 유사했지만, 국내 외식 시장에 맞춘 현실적 맛집 지도로 자리 잡으며 신뢰를 쌓았다.

블루리본의 차별점은 ‘일반인 참여 평가’에 있었다. 전문 음식평론가 중심의 폐쇄적인 구조가 아니라, 실제 방문 경험을 가진 일반 소비자들이 평가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이 덕분에 특정 트렌드나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고, 보다 현실적인 추천 리스트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시간이 지나며 양날의 검이 됐다. 2019년 이후 전문 평가단이 사실상 배제되고,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나 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되면서 평가의 진입장벽은 크게 낮아졌다. 대중성이 강화된 반면 평가의 일관성과 전문성에 대한 의문도 함께 커졌다.

여기에 ‘비즈니스 모델’이 결합되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현재는 일정 비용을 내면 식당이 블루리본 플랫폼에 등록될 수 있고, 웹과 모바일에서 노출되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 뒤 이용자 평가와 내부 기준을 충족하면 가이드북에 수록되고, 스티커와 인증서가 발급되는 구조다. 평가와 홍보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사례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화 F&B 계열사들이 잇따라 블루리본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와 단체급식 업체까지 이름을 올렸다. 정형화한 레시피와 대량 생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업장까지 포함되면서, ‘맛집’의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루리본이 마케팅 도구로 활용되는 흐름도 뚜렷하다. 업계에 따르면 블루리본 인증을 받을 경우 매출이 10~20%가량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점이 인증을 받으면 가맹점 전체가 ‘블루리본 맛집’으로 홍보되는 구조다. 하지만 실제로 모든 매장이 동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기업과의 협업 사례는 이러한 흐름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주류 브랜드와 함께 진행한 맛집 캠페인에서는 영업사원 추천을 기반으로 식당을 선정하고, 블루리본과 브랜드 로고를 결합한 인증과 홍보를 동시에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블루리본은 더 이상 순수한 ‘맛 평가 지표’가 아닌, 하나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된다.

이 같은 변화는 업계 내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한 셰프 출신 콘텐츠 제작자는 “블루리본은 비즈니스가 일부 얽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과거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된 권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블루리본의 대중화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더 많은 식당이 소개되고,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평가의 신뢰성과 상업성이 충돌하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권위’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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