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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의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내 산업 전반에 예상치 못한 파장이 번지고 있다. 당초에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기름값 폭등이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됐지만, 실제로는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연쇄적인 공급 충격이 시작된 상황이다.

특히 나프타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폴리에틸렌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일상과 밀접한 다양한 품목으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란전쟁이 한국 배달 음식값도 올릴 태세 : 기름 이어 플라스틱 용기·의류도 가격 인상 대기 중이다
AI로 생성한 배달 주문을 하는 청년.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은 곳은 폴리에틸렌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종량제봉투 생산 업계다. 제조업체들은 “원료 재고가 약 한 달치 수준에 불과하다”며 정부에 상황을 전달했고, 이를 계기로 종량제봉투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

이에 대해 25일 정부는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평균 약 4개월 치 종량제봉투를 확보하고 있으며, 가격(490원)도 유지될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 안정에 나섰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나프타(Naphtha),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원유·석유화학 공급망의 핵심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진 것은 분명한 상황이다.

결국 이러한 불안 요인이 누적되면서, 향후 언제 어떤 형태로 문제가 표면화될지 예상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담을 곳이 없어… 플리스틱 용기 수급 어려움

이란전쟁이 한국 배달 음식값도 올릴 태세 : 기름 이어 플라스틱 용기·의류도 가격 인상 대기 중이다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표적인 분야가 플라스틱 용기와 병류다. 폴리에틸렌 기반의 용기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 '내용물은 있지만 용기가 없어 출고하지 못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

샴푸와 린스, 바디워시, 세제, 섬유유연제 등 생활화학 제품은 물론 식용유, 소스, 조미료, 일부 음료와 생수에 이르기까지 내용물을 담을 수 있는 통은 필요하니, 영향권은 광범위하다.

아직까지는 공급 자체의 차질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이 용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간과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페트병 음료나 생수 등 일부 품목에서는 사재기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그래도 비싼 배달음식, 더 오를 가능성 多

이란전쟁이 한국 배달 음식값도 올릴 태세 : 기름 이어 플라스틱 용기·의류도 가격 인상 대기 중이다
서울 시내에서 대기 중인 배달기사의 모습. ⓒ연합뉴스

배달·포장 시장 역시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은 배달 문화가 발달한 만큼, 일회용 도시락 용기와 국물 용기, 플라스틱 뚜껑, 포장용 컵, 소스 용기 등 폴리에틸렌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 특히 많다. 이미 환경 규제로 대체 소재와 재활용 원료 전환이 진행 중이지만, 이번 사태로 가격 상승과 일부 규격 품절, 소재 전환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외식 및 배달 식품 가격은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는 구조적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원가 상승이 또 한 차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포장재 업계의 구조적 취약성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플라스틱 가공업체는 약 2만 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90%가 20인 이하 영세 사업자로 구성돼 있다. 이들 중소 업체는 원료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원재료 확보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생산 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일부 업계에서는 다음 달부터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는 이른바 ‘4월 생산중단설’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배달과 포장 판매 비중이 높은 음식점과 카페 등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생활용품 용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배달용기와 비닐봉지 가격까지 오를 경우 음식값 인상 역시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겨우 보릿고개 넘은 의류업계, 또 오르막길

이란전쟁이 한국 배달 음식값도 올릴 태세 : 기름 이어 플라스틱 용기·의류도 가격 인상 대기 중이다
백화점 의류매장. ⓒ연합뉴스

의류·섬유 업계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국 원사 및 화학섬유 업체들이 최근 최대 50%에 달하는 가격 인상을 통보하면서 국내 제조사들의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원가 상승을 감당하기 어렵고, 보유 재고로 버티는 것도 길어야 2~3주가 한계라는 반응이 다수 나온다.

여기에 의류 소비 둔화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2025년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의류비 소비자 동향지수와 의류 소매 판매액은 연중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가, 12월에 이르러서야 소비자심리지수(CCSI) 100을 가까스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 경쟁과 소비 위축으로 이미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원단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업계는 단순한 비용 부담을 넘어 구조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 납기 지연 등 공급망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생산 운영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넘어, 생활 소비재와 서비스, 제조업 전반을 동시에 압박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주요 생필품 가격 인상이 크게 체감되지는 않지만, 석유화학 공급망의 균열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은 물론 생산 물량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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