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집권 2기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와 종전 협상에 진척이 있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이란 쪽은 "3번 속지는 않는다"면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I 생성 이미지.
로이터는 24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6%로 집계됐으며 이란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함께 20~23일 나흘간 미국 성인 12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포인트)에서 응답자의 36%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한 뒤 최저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재집권 초반 47%를 기록했으며 2025년 여름 뒤 대체로 40%대 지지율을 유지해왔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이란전쟁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1%에 이르렀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5%에 불과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2%포인트 상승했고, 찬성한다는 응답은 2%포인트 떨어졌다. 이란전쟁의 난맥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에도 영향을 준 셈이다.
미국 "이란과 협상 잘된다" vs 이란 "가짜뉴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의회 의장. 구글 AI로 생성한 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과 벌이는 협상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주장했으나, 이란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이틀간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이란 발전소 시설 공격을 5일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은 공식적으로 미국과 협상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특히 이란 안에서 가장 유력한 협상 파트너로 꼽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의회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 및 에너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도 '우호국을 통한 간접접촉'만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이 핵물질 농축 금지를 포함한 미국의 15개 평화협상안을 이란에 전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란 "더 이상 속지 않는다"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 AI 이미지.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 큰 고통을 겪었음에도 종전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미국한테서 이미 두 차례 속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은 이란과 핵협상을 벌이는 와중에 이란을 두 차례 공급한 전력이 있다. 이번 전쟁도 오만 정부의 중재로 미국-이란 핵협상에 큰 진전이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갑작스럽게 기급 공격을 당한 것이다. 첫날 이란은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수뇌부를 잃었다.
이에 이란은 미국의 약속을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도 지상군을 이란 전역을 파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현지시각) 이란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제안이 함정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아랍국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이란 안에서 가장 유력한 협상 파트너로 꼽히는 갈리바프 이란의회 의장이 협상테이블에 나간다면 '암살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표시했다. 일찍이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기 행정부 때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공격해 암살하기도 했다.
이란의 불신에는 트럼프 행정부와 또다른 악연이 있다. 이란은 2015년 오바마 행정부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란 핵합의'(JCPOA)를 맺은 바 있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대폭 제한하는 대신, 경제제재 해제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최대 압박' 제제를 복원했다. 이란도 그 뒤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고, 결국 이번 이란전쟁의 씨앗이 뿌려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