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편의점에 들르면 “오늘은 또 어떤 신기한 메뉴가 나왔을까”하며 매대를 한 번 더 둘러보게 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재료나 콘텐츠가 어김없이 어엿한 상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중이다. 편의점 매대만 살펴봐도 요즘 MZ세대가 무엇을 먹고 즐기는 지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얼마전 SNS에서는 두바이 식재료인 카다이프와 마시멜로우, 카카오 가루 등을 조합해 만든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가 화제를 모았다. 이런 트렌드를 가장 먼저 상품화해 등장시킨 곳 역시 편의점이었다.
편의점에서도 지난 1월은 이른바 ‘두쫀쿠 성수기’였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두바이쫀득초코볼’과 ‘두바이초코브라우니’를 출시했고, 세븐일레븐은 ‘카다이프쫀득볼’을 선보였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 역시 ‘두바이쫀득초코’와 ‘한입두바이쫀득찰떡’ 등을 내놓으며 관련 상품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 고객이 GS25에서 선보인 '봄동비빔밥' 도시락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 ⓒGS리테일
최근에는 두쫀쿠 열풍이 다소 잦아들고 ‘봄동비빔밥’이 새로운 화제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GS25에 따르면 이런 트렌드에 맞춰 ‘봄동 비빔밥 도시락’을 3월 한정 상품으로 출시했다. 봄철 제철 채소인 봄동을 활용한 간편식 메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처럼 SNS 트렌드를 반영한 자체개발(PB) 신제품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소재나 메뉴를 얼마나 빠르게 상품으로 구현하느냐가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GS25는 도시락에 앞서 지난 3일 '우리동네GS' 앱 사전예약을 통해 '봄동겉절이비빔세트'를 선보였는데 이 상품은 1천 개 한정으로 준비됐지만 예약 오픈과 동시에 주문이 몰리며 빠르게 완판됐다. 추가 물량을 2500개까지 확대했지만 이마저도 순식간에 모두 판매됐다.
GS25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인기 콘텐츠와 협업해 선보인 제품들은 꾸준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10월부터 시작한 '흑백요리사 콜라보 시리즈'는 올해 누적 판매량 62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CU 역시 ‘흑백요리사’ 효과를 보고 있다. 시즌 1 우승자인 나폴리맛피아와 협업해 출시한 ‘밤 티라미수 컵’은 누적 250만 개, ‘연세우유 밤티라미수 생크림빵’은 누적 185만 개가 판매됐다. '급식대가' 시리즈도 도시락과 김밥 등을 포함해 누계 판매량 700만 개를 넘어섰다.
특히 편의점은 2030세대를 비롯한 젊은 소비자가 주요 고객층이다. 이 때문에 가격이나 실용성뿐 아니라 ‘재밌는 상품’, ‘SNS에 올리고 싶은 상품’이 매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편의점에서는 “요즘 화제인 재료를 도시락에 넣으면 어떨까”, “인기 상품을 새로운 맛으로 바꾸면 통할까” 같은 아이디어가 빠르게 상품으로 구현된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젊은 고객층 비중이 높아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편”이라며 “상품 기획과 출시 과정도 이런 소비 특성에 맞춰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조는 편의점이 이미 다양한 상품을 짧은 기간에 기획하고 출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편의점 업계는 SNS와 데이터를 활용해 트렌드를 포착하는 한편 PB 개발 조직을 통해 상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고객 구매 데이터와 SNS에서 증가하는 키워드를 선제적으로 포착하는 ‘트렌드 선행 캐칭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빠른 의사결정 구조가 상품 개발과 출시 기간을 크게 단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