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물류 투자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리스크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중장기 성장 전략에 다시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피해보상과 보안 투자, 과징금 등 관련 리스크 비용이 상당 부분 가시화했기 때문이다.
해당 비용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리스크 요인이 제한적인 데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자금 여력도 충분한 만큼 쿠팡을 둘러싼 환경이 다시 안정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쿠팡Inc 주가가 현지시각으로 12일 직전 거래일보다 14.25%오른 17.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쿠팡은 15일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 1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앞서 올해 초에도 쿠팡CLS에 600억 원을 투입한 데 이어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는 쿠팡이 2024년부터 올해까지 물류 인프라 확충에 3조 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쿠팡은 2024년 올해까지의 3개년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쿠팡CLS에 1900억 원을 투입한 바 있다.
해당 투자는 경북 칠곡과 김천, 대전, 광주광역시 등 전국 9개 지역에 풀필먼트 센터와 서브허브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쿠팡은 이를 통해 로켓배송이 가능한 ‘쿠세권’을 전국 단위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쿠팡의 당초 계획대로라면 투자 계획은 올해 안에 마무리돼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 15일까지 집행된 유상증자 규모만 놓고 보면 목표치인 3조 원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남은 6개월 동안은 투자 집행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사태라는 예상치 못한 리스크 불확실성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쿠팡의 물류 인프라 투자 전략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예상치 못한 리스크 요인이 겹치며 심화한 비용 부담도 심화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쿠팡의 쿠팡CLS 유상증자 참여는 2025년 한 해 동안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수습 과정에서 대규모 피해보상과 보안 인프라 투자 등에 2조 가까이 투입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 이탈과 함께 공청회, 경·검찰 소환 조사 등 경영 부담이 가중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에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 2억4200만 달러(약 3545억 원)를 기록하며 2년여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물론 과징금이 반영되는 올해 2분기까지는 해당 비용의 영향으로 재무적 부담이 일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가적 리스크 요인이 제한적인 데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확실성 우려는 점차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면서 쿠팡Inc 주가는 과징금 발표 당일인 현지시각으로 12일 전 거래일보다 14.25% 급등한 17.27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거래량도 6780만 주를 기록하며 최근 3개월 평균 거래량(2280만 주)의 약 3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실제로 이날 동종업종 경쟁사인 알리바바와 JD닷컴 주가는 각각 2.33%, 1.37% 하락했지만 쿠팡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시장 반응의 배경에는 쿠팡의 기초체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쿠팡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도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3월 말 기준 63억 달러(약 9조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보유 현금의 약 7%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여기에 불확실성 속에서도 영업 체력 역시 유지되고 있다. 쿠팡은 올해 1분기 제반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순손실 2억66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영업활동을 통해서는 그 절반을 웃도는 1억8400만 달러의 현금을 창출했다. 또한 같은 기간 매출은 85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성장해 외형 성장세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다시 쿠팡의 ‘본업 경쟁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쿠팡의 흑자 전환 여부가, 중장기적으로는 쿠팡의 성장성이 향후 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로켓배송과 AI·자동화 기반 물류 인프라 투자가 실제 경쟁력 격차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