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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현재 보유한 자기주식(자사주) 중 74%에 해당하는 911만 주를 정기주주총회가 끝나는 즉시 소각하겠다는 통 큰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정진 회장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은 최근 개정된 상법 조항에 맞춰 자사주 보유·처분 근거를 만드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하면서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 및 처분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자사주 활용 방안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와 궁금증을 해소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는 기존 자사주에 대한 소각 방안 없이 보유·처분 근거 조항만 신설하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데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은 몇몇 기업들과 행보를 달리하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자사주 꼼수 없다?  서정진 1조9천  규모 자사주 소각 전격 내놓으며 확실한 주주환원 각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셀트리온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3월24일 열릴 정기주주총회를 위한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를 최근 공시했다. 

이번 공시 서류에는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및 자기주식 소각의 건’ 등 이번 정기주총에 상정된 안건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및 자기주식 소각의 건’에는 현재 보유한 자사주에 대한 셀트리온의 처리 계획이 포함됐다. 

주요 내용을 보면 셀트리온은 현재 보유 자사주 1233만6466주(5.34%) 중 911만 주를 소각한다. 소각은 자사주 안건에 대한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당일 이사회를 거쳐 즉시 시행한다. 

911만 주는 셀트리온이 갖고 있는 자사주 중 74%에 달하는 양이다. 발행주식 총수 중 비율로 보면 약 3.95%에 이르며, 3월5일 종가(21만1500원) 기준으로 1조9268억 원어치에 해당한다. 

911만 주는 셀트리온이 앞서 지난달 12일 소각 예정 물량으로 발표했던 611만 주에서 3백만 주 늘어난 물량이다. 이 3백만 주는 애초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등 임직원 보상을 목적으로 할당해 놓은 것인데, 이번에 이 물량까지 소각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이다. 이는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상법 개정안의 취지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소각으로 사라진 임직원 보상분은 향후 신주를 발행해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신주는 선(先) 소각 후 발행되기 때문에 발행주식수 증가에 따른 지분율 희석은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각 후 남은 자사주 322만6466주(1.40%)는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처분(유동화)한다는 계획을 짰다. 유동화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2월 평균 주가로 따졌을 때 약 6776억 원 규모다.

셀트리온은 이 유동화 자금을 포함해 단기적으로 사업자금 9100억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투자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및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 △다양한 신약개발 △인공지능(AI) 도입 등이다.

다만 유동화 물량이 단기간에 주식시장에 풀려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 정관에 보유·처분 근거 신설하면서 동시에 소각·유동화 계획 제시

셀트리온은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사주 보유·처분 관련 근거를 만드는 정관 변경 안건도 상정했다. 이 안건은 ‘회사는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 사업구조의 개편, 시설투자, 신기술의 도입 및 개발,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상법 및 관련 법령에 따라 자기주식을 보유 또는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제10조의2(자기주식의 보유 또는 처분)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지난달 25일 개정된 상법개정안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서도 기업이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자사주를 계속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기업은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으면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는 방법으로 자사주를 보유·처분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우로서 정관에 그 사유를 규정한 경우’에 자사주를 보유·처분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주주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영상 목적’의 해석 범위가 넓어 기업이 애매모호한 사유로 자사주를 보유 또는 처분하는 것을 정당화해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많은 상장사가 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자사주 보유·처분 관련 근거를 만드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했다. 그러면서도 기존 보유 자사주의 소각 방안은 제시하지 않아, 소각 의무는 회피한 채 우회로만 마련하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영상 목적’ 예외를 활용해 자사주를 장기 보유하거나 전략적으로 처분하기 위한 방안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기존 보유 자사주 중 상당 부분에 대한 소각 계획과 함께 남은 자사주의 활용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에 매우 적극적인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이반 소각 결정 물량을 제외하고서도 2024년 이후에만 총 6차례에 걸쳐 840만여 주, 1조3563억 원 어치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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