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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2025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 3조 원 시대를 수성하고 주주환원율도 40%에 육박하는 등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다.

하지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그룹 이익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의 기초 체력이 급격히 저하된 탓이다.

경쟁 은행들이 모두 지난해보다 순이익을 성장시키며 견고한 실적을 낸 것과 달리 우리은행만 유독 뒷걸음질 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로 덩치가 커지는 상황에서 ‘안방’인 은행의 수익성도 지켜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우리금융지주가 2025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반면 우리은행의 2025년 순이익은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2024년보다 감소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우리금융지주가 2025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반면 우리은행의 2025년 순이익은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2024년보다 감소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 ‘나홀로 역성장’ 우리은행,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3조 클럽 탈락

우리금융그룹은 2025년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지분 기준) 3조141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수치로,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 순이익’이다. 주주환원율 역시 39.8%(비과세 배당 반영 기준)를 달성하며 주주가치 제고 약속을 지켰다.

그러나 그룹의 심장인 우리은행의 실적을 살펴보면 조금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우리은행의 2025년 당기순이익은 2조6070억 원으로 2024년(3조390억 원)과 비교해 14.2% 급감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2.1%), 하나은행(11.7%)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모두 지난해보다 순이익을 성장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의 2025년 당기순이익은 2024년보다 각각 18.8%, 2.1%, 11.7%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역성장을 기록하며 ‘3조 클럽’에서 탈락한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순이익 기준 3위(2024년 KB국민은행, 2025년 하나은행)와 순이익 격차는 2024년 2124억 원에서 2025년 1조1409억 원으로 대폭 벌어졌다.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은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추진, 우리투자증권 출범 등 비은행 부문 강화에 ‘올인’해왔다. 그 결과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지며 그룹 전체 실적은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정작 본업인 은행의 경쟁력은 약화되는 ‘성장의 역설’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덩치가 커지는 과정에서 우리은행에게 가해지는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라며 “기본적으로 우리금융의 원뱅킹 앱이 은행에서 출발한 만큼 그룹사가 많아지면 거기에 수반되는 IT 비용 등이 우리은행에서 지출된다”고 설명했다.

◆ “돈은 더 벌었지만 남는 게 없다” 임종룡의 2026년 과제는 ‘은행 비용 다이어트’

우리은행의 수익성 악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충당금 증가’와 ‘판관비 급증’이다.

우리은행의 2025년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신용손실에 대한 손상차손)은 1조1460억 원으로 2024년(8210억 원)과 비교해 39.6%나 늘어났다. 

하지만 충당금은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비용인만큼 충당금이 늘어났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만큼 재무건전성은 확보되기 때문이다.

더 근본적 문제는 바로 비용 통제 실패에 있다. 은행의 핵심 이익 지표인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PPOP)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2025년 순영업수익은 8조9770억 원으로 이자·비이자 이익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문제는 판매관리비(판관비)다. 우리은행의 2025년 판관비는 4조2940억 원으로 전년(3조7470억 원) 대비 무려 14.6%나 폭증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은행의 실질적 이익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PPOP)도 2024년보다 4.3% 감소한 4조6830억 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판관비가 대폭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 때문이다. 2024년 우리금융그룹의 희망퇴직 관련 절차가 늦어지면서 해당 비용이 2025년으로 이월됐었기 때문에 ‘역기저 효과’가 나타나게 됐다. 우리금융그룹의 희망퇴직 관련 비용은 2024년 –20억 원에서 2025년 1760억 원으로 급증했다.

판관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수익성 지표인 판매관리비율(CIR)도 악화됐다. 우리은행의 2025년 CIR은 47.8%로 2024년 43.4%에서 4.3%포인트 늘어났다.

경쟁사인 KB국민은행 역시 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대비 51.9%나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판관비 상승률을 억제하며 PPOP를 11.3% 늘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살피면 아쉬운 대목이다.

임종룡 회장으로서는 2026년 과제로 비은행 M&A의 성공적 안착뿐 아니라 ‘은행의 수익성 회복’도 안게 된 셈이다.

급증한 판매관리비율(CIR)을 다시 낮추고,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됐던 디지털 투자 등이 실제 경영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2026년에는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생산적 금융으로 가는 길

다만 판관비 급증을 ‘방만 경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나온다. 1760억 원에 이르는 희망퇴직 비용과 디지털 전환(AX)을 위한 공격적 투자 비용, 은행의 포트폴리오를 ‘비생산적’ 부동산 금융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는 데서 발생한 비용 등이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곽성민 우리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025년 연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판관비 같은 경우는 2025년도에 CFO로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다만 판관비는 보험사 편입 효과, 증권사가 새로 출범하면서 인원을 계속 충원하고, IT쪽에 투자하는 등 보험사, 증권사와 관련된 새로운 비은행 부분에 집중된 비용 증가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올해에도 그 부분은 감안해야 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아니라 우리금융지주 전체의 판관비에 관련된 설명이긴 하지만, 우리금융지주 전체의 판관비(5조1810억 원)에서 우리은행의 판관비(4조2940억 원)가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는다는 것을 살피면 참조할만한 설명이다.

우리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적 목표가 금융자본을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분야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옮기는 데 있는 만큼, 우리은행의 순이익 감소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임대업이나 그런 경우는 고용창출 등의 사회적 파급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생산적 금융 분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며 “대출 포트폴리오가 단기간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구조를 바꿔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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