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씨가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특검은 김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는데 주가조작 등 핵심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김건희 여사(왼쪽), 우인성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부장판사.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28일 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1년8개월과 추징금 1281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1200만 원 상당의 샤넬백과 600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알선수재죄를 인정해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징역 15년-> 1년 8개월... 김건희 여사 재판 어떻게 된 일인가?
발언하는 우인성 부장판사. ⓒ연합뉴스
특검의 구형과 법원의 선고 사이의 큰 괴리를 두고 ‘재판부의 봐주기’ 때문인지, ‘특검 수사의 미진’ 때문인지 평가가 엇갈린다.
먼저 정치권은 ‘재판부가 지나치게 관대한 판단을 내렸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재판부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오히려 구형보다 형량을 올려야 한다”며 “김 여사는 사실상 브이제로(V0)로 국정을 농단한 인물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특검의 구형 15년은 주가조작 11년과 정치자금법 위반 4년을 합한 것인데,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은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MBC ‘뉴스외전’ 인터뷰에서 “김건희씨는 윤석열 대통령보다 더 큰 권한을 행사한 사실상의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전 의원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비리가 아니라 대통령 권력을 악용한 권력형 범죄”라며 “구형보다 더 높은 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판의 목소리는 정치권에 그치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도 판결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진 것이다. 한 변호사는 허프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상 이익을 얻은 김건희에게 면죄부를 준 것과 다르지 않다”며 “유죄 판결을 받은 다른 피고인들에게도 결과적으로 면죄부를 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어 “대법원은 주가조작과 상당한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공동정범으로 판단해 온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판결은 기존 판례 경향과도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민중기 특검 현판식. ⓒ연합뉴스
다만 특검 수사의 어려움과 역량의 한계 역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은 결국 공소장에 기재된 혐의와 증거 기록을 중심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김씨와 시세조종 세력 간의 공모 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일부 거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10년이 이미 지났다는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명태균씨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피고인 부부는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여러 대상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여론조사 결과가 전속적으로 귀속됐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특검이 기존 검찰의 무혐의 판단을 뒤집고 김씨를 기소하면서 통화 녹취록과 IP 내역, 공범 진술 변화 등 새로운 핵심 증거를 법원에 제출했다는 점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을 듯하다.
한편 김씨는 정당법 위반과 알선수재 혐의 등 2건의 재판이 추가로 남아 있다. 해당 사건들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와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현복)에서 각각 심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