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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전성시대!’

얼마 전부터 이 문구가 서울 지하철 승강장 곳곳을 뒤덮었다. 문구 뒤에는 한강이 남북을 가로지른 서울 지도가 펼쳐져 있다. ‘아, 내가 사는 곳이 강북(또는 강남)이구나’ 한번쯤 떠올리게 하는 이 광고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4년부터 내세운 도시 대개조 프로젝트의 슬로건이다. 강남이 가져간 부의 스포트라이트를 강북에도 비추겠다는 의지가 선언적으로 표현돼 있다.

강북 전성시대의 욕망을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강북 재개발 현장이다. 그 중에서도 한강을 따라 쭈르륵 늘어선 성수1·2·3·4지구(성수전략정비구역)는 대지면적만 16만 평(약 53만㎡)인 초대형 사업지다. 2010년대부터 ‘신흥 부촌’, ‘강북의 청담동’으로 불리기 시작한 성수동 일대는 주요 건설사들이 한강변에 랜드마크를 세울 수 있는 얼마 남지 않은 기회의 땅이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22일 성수4지구를 찾았다. 오른쪽은 경쟁사인 롯데건설이 내세운 특화 지하 공간 '라이브그라운드'의 모습. ⓒ대우건설, 롯데건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22일 성수4지구를 찾았다. 오른쪽은 경쟁사인 롯데건설이 내세운 특화 지하 공간 '라이브그라운드'의 모습. ⓒ대우건설, 롯데건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월9일 시공사 입찰 마감을 앞둔 성수4지구에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물밑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성수4지구는 성수동 일대에서 재개발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다. 

한파가 절정에 달한 22일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성수4지구에 직접 등판했다. 철거 예정 아파트 옥상에 올라 성수4지구 일대를 내려다본 김 사장은 “반드시 조합의 파트너가 되어 성수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성수4지구 수주전에서 내세운 슬로건은 ‘Only One 성수’다. 여기엔 성수의 아이덴티티를 극대화하겠다는 대우건설의 구상이 들어 있다.

대우건설의 야심은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성수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설계 단계부터 글로벌 기업과 아룹과 손을 잡은 것이 눈에 띈다. 영국 건축 엔지니어링 기업 아룹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679m짜리 말레이시아 ‘메르데카 118’을 설계했다. 632m의 ‘상하이 타워’,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도 아룹 작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협력사로 아룹을 선택한 배경에 관해 “국내 초고층 시장에서 안전성과 혁신성을 겸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아룹을 내세워 ‘초고층’을 강조한 것은 경쟁사가 555m 높이 ‘롯데월드타워’를 시공한 롯데건설이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초고층 건설 기술을 보유한 건설사로 통한다. 롯데건설은 아직 성수4지구의 설계 계획이나 비전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다. 하지만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앞세워 ‘성수 르엘’을 청담 르엘, 잠실 르엘과 같은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건설은 초고층뿐 아니라 지하 공간을 또 다른 히든카드로 내세울 전망이다. 성수4지구에 ‘라이브그라운드’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라이브그라운드는 롯데건설이 특화 설계한 지하 공간을 뜻한다. 기본적 주차 공간을 넘어 로봇 서비스를 결합한 커뮤니티 허브, 지상 조경과 지하 카페를 연결한 복합 커뮤니티 공간을 지향한다.

성수4지구 재개발사업은 서울시 성동구 성수2가1동 219-4번지 일대 약 8만9828㎡ 규모의 부지에 지하 6층~지상 64층 아파트 1439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1조3628억 원으로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지구 가운데 작은 규모지만 250m 수준의 초고층 건축물이 들어서 새로운 한강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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