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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금융권의 주요 키워드를 꼽자면 단연 ‘소비자보호’와 ‘생산적 금융’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의 수장들이 일제히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고, 4대 금융지주 회장들 역시 소비자와 생산적금융을 신년사의 중심으로 삼았다.

2026년 금융권의 주요 키워드는 '소비자 보호'와 '생산적 금융'이다. 이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이사회 참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2026년 금융권의 주요 키워드는 '소비자 보호'와 '생산적 금융'이다. 이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이사회 참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일찍부터 그룹 내에 전문경영인의 ‘각개전투’ 체제를 안착시키며 지배구조 선진화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다만 미래에셋그룹의 주요 계열사 이사회를 살펴보면 소비자 보호와 생산적 금융 측면에서 이사회의 결정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IT·보안 전문가나 소비자 전문가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 2026년 금융권의 화두, ‘소비자보호’와 ‘생산적 금융’

최근 금융권 수장들은 2026년의 핵심 키워드로 생산적 금융과 소비자 보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생산적 금융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첨단 산업이나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의미하며, 소비자 보호는 단순한 민원 처리를 넘어 사전 예방 중심의 보호 체계, 최근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는 정보보안 강화 등을 포함하는 키워드다. 

실제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회장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제히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강조했다.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주요 증권사들 역시 내부통제 강화와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또한 이에 발맞춰 금융소비자보호본부를 ‘부문’으로 승격시키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의 변화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는 이사회의 구성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미래에셋증권, IT 전문가 확보했으나 ‘보안·소비자’ 전문성은 여전히 숙제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이사회 독립성 측면에서 비교적 양호한 지표를 보이고 있다. 2025년 상반기보고서 기준 사내이사 3명(김미섭·허선호 부회장, 전경남 사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과반(57.1%)을 차지하고 있어 상장사 이사회로서의 기본을 지키고 있다.

이는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상장된 다른 경쟁사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NH투자증권(66.7%), 한국투자증권(62.5%) 등과 비교하면 조금 낮다.

미래에셋증권의 사외이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석준희 교수다. 석 교수는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이자 스탠퍼드대학교 전기공학 박사 출신으로 미래에셋증권에서 위험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그룹의 기술적 리스크를 점검하는 IT 전문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빈틈이 존재한다. IT·기술 전문가로 석 교수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긴 하지만 석 교수의 경력을 고려할 때 현재 금융권, 나아가 국내 경제 전체의 최대 화두인 정보보호 및 보안 분야에서의 깊이 있는 전문성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026년 금융권의 핵심 가치인 소비자 보호 분야의 전문가가 부재하다는 것 역시 미래에셋증권 이사회의 약점이다. 석 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사외이사들은 송재용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문홍성 두산 고문(경제학 박사), 이젬마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교수(재무학 박사) 등 경영·경제·재무 전문가 위주로 편성돼있다. 

미래에셋캐피탈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고중혁 중앙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IT·기술 전문가로서 참여하고 있으나 미래에셋증권의 석 교수와 마찬가지로 정보보안 분야의 전문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외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출신의 신인석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재무 전문가인 윤정선 국민대학교 재무금융전공 교수가 미래에셋캐피탈 이사회를 지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마찬가지로 사외이사 구성이 재무·경영 전문가에 치우쳐있고 보안·소비자 권익 보호 측면에서 이사회 역량은 미지인 셈이다.

다만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캐피탈이 이사회 내 위원회로 ESG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만한 점이다. 

한국ESG기준원의 ESG모범규준에 따르면 이사회 내 위원회는 회사에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중요한 사항이나 집중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설치해 업무수행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ESG위원회가 설치돼 있다는 것 자체가 회사가 ESG 실현에 높은 비중을 부여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한 셈이다.

◆ 미래에셋자산운용, 박 회장 지배구조 상징성 고려하면 이사회 개선 필요성도

미래에셋그룹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이사회 구성 측면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는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캐피탈에는 존재하는 IT·기술 분야의 전문가도 존재하지 않고 모든 사외이사가 경영·경제·재무 전문가로 구성돼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외이사는 제임스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경영학 석사), 최종학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윤태신 전 관세청장, 서현주 전 제주은행장 등으로 구성돼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캐피탈과 달리 이사회 내 ESG위원회도 존재하지 않는다. 

한쪽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비상장사인 데다가 사실상 오너 지분이 높은 만큼 이사회 구성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도 나온다.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은 박현주 회장이 60.19%를, 미래에셋컨설팅이 36.92%를, 박 회장의 배우자인 김미경 씨가 2.72%를 들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해서 수익을 내는 사업을 하는 자산운용사라는 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그룹 전체에서 갖는 상징적 의미 등을 살피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박 회장의 개인회사에 가깝다고 하더라도 이사회 측면에서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99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자산운용사다. 미래에셋그룹의 모태 기업으로 소위 ‘박현주 신화’의 주인공격인 회사이기도 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지명도 높은 교수나 전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던 시대는 지났다”라며 “AI 기반 금융 산업의 성장과 소비자 권리 강화라는 2026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내에 보안 및 소비자보호 전문가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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