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쿠팡에 대해 동일인 지정을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 대한 김범석 의장의 무책임한 태도가 이어지면서 정부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공정위는 2024년 쿠팡의 동일인을 예외적으로 김범석 의장이 아닌 법인으로 지정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김범석 일가의 실제 경영 참여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오른쪽)이 김범석 쿠팡Inc. 의장(왼쪽)을 대기업 집단인 쿠팡의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두고 관련 쟁점을 검토하고 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 김범석 동생 김유석 관리 총괄로 경영 참여 뚜렷해
김 부사장은 부인과 함께 쿠팡Inc의 미등기 임원을 맡고 있다. 한국 쿠팡 법인에 파견돼 배송 캠프 관리부문 총괄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직함은 그대로 부사장을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김 부사장이 맡은 직무와 역할을 고려할 때 국내 핵심 사업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총괄’이라는 직책은 통상 특정 부문이나 다수 조직을 아우르며 관리·지휘하는 최고 책임자급 역할을 의미한다.
김 부사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회사법상 형식적 기준만 놓고 보면 법적 임원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등기 임원은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형식이 아닌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김 부사장이 받은 보수수준도 단순한 근로자의 임금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받은 보수와 주식 보상이 단순 계산으로 135억 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쿠팡Inc.의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면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보수 152만6979달러(약 22억504만 원),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33만8331주가량을 받았다.
RSU는 부여 10년 후 절반은 보통주로 전환되고, 나머지는 그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현금으로 정산되는 구조다. 단순하게 12일 종가 기준인 22.74달러로 환산해 보면 769만3647달러(약 113억3735만 원)다.
◆ 공정위가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까닭은?
공정위는 2021년 자산총액 11조 원이 넘는 쿠팡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이때 공정위는 총수 김범석 의장이 아닌 쿠팡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전례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만 이우현 오씨아이(OCI) 회장은 외국 국적자로 2019년부터 총수가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공정위는 2022년~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발표’에서도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유지했다. 쿠팡이 개정된 시행령 예외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동일인을 법인으로 보더라도 국내 계열회사의 범위가 달라지지 않고, 김 의장의 친족이 계열회사 출자나 경영참여가 없으며, 자금대차·채무보증도 없다고 파악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동일인은 대기업 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다. 총수인 자연인으로 지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 총수나 특수관계자의 사익편취 우려가 없다고 판단되면 기업집단을 대표하는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2024년부터 적용됐다.
예외요건은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이 최상단회사를 제외한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음 △친족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음 △친족이 임원으로 재직하는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음 △자연인 및 친족과 국내 계열사의 채무보증·자금대차가 없음 등이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이 기업을 지배하는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변경해 지정할 수 있다.
김유석 부사장이 쿠팡에서 일하며 보수를 받아온 시점은 2021년부터 2024년이다. 이번 공정위의 조사 결과 이 기간이 경영 참여로 인정되면 ‘동일인 법인 지정 예외요건’을 만족하지 못한 상황으로 뒤바뀐다. 이 경우 공정위는 쿠팡을 지배하는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변경 지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