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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심플리 유플러스'란 슬로건으로 통신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LG유플러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심플리 유플러스'란 슬로건으로 통신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LG유플러스

‘심플리 유플러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이후 내건 슬로건이다. 이전 슬로건이었던 ‘그로쓰 리딩 AX 컴퍼니’에 비하면 이름처럼 보다 단순해졌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경영 성과를 돌아보면 ‘심플’이란 슬로건이 통신 본업에 대한 집중을 가리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최근 10년간 통신3사 가운데 휴대폰 가입자 점유율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이다. 통신3사의 휴대폰 가입자 점유율 그래프를 그려보면, LG유플러스만 유일하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5년 20.2%였던 LG유플러스 점유율은 2025년 6월 기준 27.4%로 7.2%포인트 상승했다.

수치로만 보면 SK텔레콤을 빠져나간 가입자를 LG유플러스가 흡수해온 모양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휴대폰 가입자 점유율은 7.5%포인트 하락했다. KT는 0.3%포인트 상승해 기존 가입자 규모를 유지했다.  

◆ LG유플러스 지난해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 KT와 ‘해킹 직격탄’ SK텔레콤 사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15조5271억 원, 영업이익 9493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직전 해인 2024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2%, 10%가량 상승한 것이다. 통신업계가 해킹 피해로 몸살을 앓은 가운데 준수한 성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7조1590억 원, 영업이익 1조1419억 원을 내 직전 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 37.4%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해킹 사태로 가입자가 이탈하는데다 영업점 보상과 위약금 환불 등 일회성 비용 지출이 발생해 2분기부터 영업이익 악화가 지속됐다. 

KT는 지난해 매출 28조2717억 원, 영업이익 2조5114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돼 직전 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 210.2%가량 뛰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분기 KT는 1조148억 원에 달하는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텔레콤 해킹 여파로 가입자가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재개발 분양 이익과 임단협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다. 

◆ 통신 부문 가입회선 최고 기록과 비통신 부문 매출 성장세 주목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실적 가운데 주목할 지점은 통신과 비통신 부문에서의 고른 성장이다. 통신 부문에서는 전체 무선 가입회선이 처음으로 3천만 개를 넘어서 규모의 확대가 두드러졌다. 알뜰폰(MVNO) 가입자 수도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 처음 알뜰폰 시장 전체 망 점유율에서 1위로 올라섰다.

인공지능(AI)을 주축으로 한 비통신 부문에서도 안정적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LG유플러스는 1999년 국내 최초로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사업을 시작해 통신사 가운데 데이터 센터 운영 경력이 가장 길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AIDC)로 데이터 센터 운영 범위를 확장하려 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AIDC 매출은 1031억 원을 기록해 직전 해 같은 기간보다 14.5% 상승했다. 2027년경 완공될 파주 AIDC도 장기적으로 매출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 올해 과제는 LG헬로비전 노조 갈등 봉합과 해킹 은폐 의혹 해소

다만 실적 외적 측면에서 홍범식 사장의 지난해 경영 평가는 갈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LG헬로비전 노동조합이 희망퇴직과 사옥 이전 방침에 반대하며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LG헬로비전은 유료방송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서며 2023년, 2024년 연속 평균 40%가량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022년 260억 원 적자를 낸 이후 2023년 454억 원, 2024년 1062억 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2019년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을 인수한 이후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낸 것은 2021년 한 해뿐이다. 

노조는 LG유플러스가 62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인수 당시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자회사경영진의 일방적 희망퇴직 등 경영 효율화 작업을 방관하고 있다며 반발한다. 반면 홍범식 사장으로서는 중점 과제인 AI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가운데 정체된 유료방송시장에 적극적 투자를 이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노조와 갈등을 풀고 자회사와 시너지를 모색하는 것이 올해 홍범식 사장의 과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홍범식 사장은 LG유플러스의 잠복된 사법 리스크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가 해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서버를 고의로 폐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사실로 파악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LG유플러스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한 상태다.

SK텔레콤과 KT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차례로 해킹 관련 고객 보상안을 발표한 것과 비교해볼 때 LG유플러스의 대처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쪽에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경쟁사보다 더 큰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홍범식 사장의 신년사에서 ‘TRUST(신뢰)’가 화두로 제시된 만큼 하루빨리 의혹을 걷어내는 것이 LG유플러스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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