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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네이버 출신 고위 임원의 행보가 엇갈렸다. 자율주행 경쟁력 강화에 기대가 컸던 송창현 전 첨단차플랫폼(AVP)본부 사장은 퇴임하고 진은숙 ICT(정보통신기술)담당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다.

진 사장은 영입 당시 네이버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송 전 사장 함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실현에 선봉에 설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진은숙 현대자동차·기아 ICT담당 사장. ⓒ 현대자동차.
진은숙 현대자동차·기아 ICT담당 사장. ⓒ 현대자동차.

송 전 사장이 떠난 현재 진 사장은 현대차 첫 여성 사내이사이자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9일 현대차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조직 곳곳에 네이버·NHN 출신 임원들이 포진해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현대차 모빌리티사업실장은 네이버랩스에서 일했던 김수영 상무가 맡고 있다. NHN 출신인 오준환 상무는 IT서비스개발센터장을, 김진우 상무는 IT서비스플랫폼개발실장을, 박근한 상무는 머신러닝랩장을 지내고 있다.

그룹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현대오토에버 신임 대표에 오른 류석문 전무도 NHN을 거쳤다.

네이버와 NHN은 과거 NHN이라는 둥지 아래 한 회사였다가 2013년 분할했는데 국내를 대표하는 ICT기업으로 여겨진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네이버 출신 인재를 영입한 이유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에 네이버 출신으로 가장 대표 격인 인물로는 송 전 사장과 진 사장이 꼽힌다. 송 전 사장은 네이버에서, 진 사장은 NHN에서 각각 기술개발을 총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냈다. 송 전 사장과 진 사장은 모두 2021년 현대차그룹에 영입됐다.

ICT기업 특성상 CTO가 최고경영자(CEO)에 견줄 정도로 중요한 자리인 만큼 송 전 사장과 진 사장은 정의선 회장이 구현하고자 하는 미래 모빌리티기업으로 전환에 핵심 인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다만 최근 인사를 거치며 송 전 사장과 진 사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송 전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경쟁력을 기대만큼 향상시키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반면 진 사장은 지난해 3월 현대차 역사상 최초로 여성 사내이사에 선임된 뒤 연말 인사에서는 현대차의 첫 여성 사장 위치에도 올랐다.

최근 송 전 사장의 사임과 동시에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력에 관한 우려가 업계 전반으로 퍼지기도 했다. 특히 글로벌 기술 경쟁이 빠르게 고도화되는 가운데 핵심 리더의 이탈은 기술개발 속도와 연속성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로드맵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나왔다.

다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은 그룹의 자율주행 전략을 향한 굳건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기술 내재화와 안전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중심을 놓고 소프트웨어 기술력 확보를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자율주행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내부를 정돈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려는 만큼 진 사장이 짊어진 역할의 무게도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 사장이 수장으로 있는 ICT본부는 현대차의 다양한 데이터를 정리해 의사결정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또 데이터 관련 시스템의 개발 및 지원 이외에도 데이터센터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위해 필수인 인프라 구축 업무도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것 자체가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핵심인 점을 고려하면 진 사장의 승진과 함께 과제도 커진 셈이다.

현대차그룹도 진 사장이 향후 IT 시스템과 인프라 전반의 개발·운영 역량을 고도화할 뿐 아니라 미래 그룹의 IT 전략 수립 및 실행 측면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 사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 학사 및 전산과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 KT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해 2006년 NHN으로 자리를 옮겼다.

NHN에서 서비스플랫폼개발센터장, 기술센터장, CTO를 역임했고 2021년 ICT혁신본부장 부사장으로 현대차그룹에 영입됐다.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현대차 이사회에 합류했고 12월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진 사장은 ‘글로벌 원 앱’ 통합, 차세대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주도하며 현대차그룹의 IT 생태계 혁신 및 개발자 중심의 조직문화 정착에 앞장선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진 사장 승진 인사에서 “소프트웨어 및 IT 부문에서 기술과 개발 역량을 갖춘 리더를 정면에 배치한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위해 기술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그룹 차원의 투자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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