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장거리 간판 김보름(강원도청)이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보름은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결정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11살에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서며 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다”면서 “어린 시절 얼음 위에 처음 발을 디뎠던 날부터 스케이트는 제 삶의 전부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설프게 균형을 잡던 아이는 꿈을 품었고, 그 꿈을 따라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 그 길 위에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이라는 값진 무대와 소중한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다”라고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김보름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경기를 앞두고 훈련하는 모습. ⓒ뉴스1
그 여정이 늘 쉽지만은 않았다는 김보름은 “기쁨의 순간도 있었지만, 말로 다 담기 어려운 시간들 또한 지나왔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버거웠던 날들도 있었고, 다시 일어서야 했던 순간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선수 생활은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스케이트를 향한 마음은 여전히 제 안에 남아 있다. 많은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는 조금 천천히 걸어보려 한다. 운동을 통해 배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나아가겠다”라며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김보름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하고 태극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뉴스1
앞서 쇼트트랙으로 빙상에 입문한 김보름은 2010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곧바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10년 넘게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장거리 간판으로 활약했다.
그는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까지 3회 연속 동계올림픽에 출전했고,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5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냈다.
다만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이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해당 사건의 여파로 김보름은 은메달을 따고도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하며 사죄했고,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특별 감사에서 ‘왕따 주행이 없었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억울함을 풀었다. 아울러 그는 노선영을 상대로 2020년 11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으며 명예를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