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정 소령이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조종석에 올라 '하늘의 유리천장' 을 깨뜨렸다. 정 소령은 25일 열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 현장에서 당당히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비행 성공을 신고했다. 전투기 시험비행 분야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에서 조종사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다정 소령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출고식은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KF-21 전투기 비행을 마친 조종사들을 격려했으며, 여기엔 정다정 소령도 포함됐다.
정 소령은 공군사관학교 57기로, 여성 비율이 약 10%에 불과한 환경에서 사관생도 전체를 대표하는 전대장 생도를 거쳐 2009년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공군의 주력 4세대 전투기인 KF-16 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했으며, 2019년에는 여군 최초로 개발시험비행 조종사에 선발됐다. 이어 지난해 8월에는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시험비행을 맡아 40회 이상 비행을 수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출고식에서 "대한민국의 독자 기술로 설계하고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KF-21이 마침내 출고된다"며 "이 전투기는 우리가 반세기 넘게 꿈꿔 온 자주국방의 뜨거운 염원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2001년 김대중 대통령께서 국산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를 천명한 이래 숱한 난관에도 우리 연구진과 군 관계들은 포기하지 않고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다"며 "25년이라는 긴 시간 수많은 땀과 노력이 이 순간을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본인들의 삶을 바쳐가며 개발과 제작에 매진했던 그 헌신 덕분에 우리의 영공을 우리 힘으로 수호할 수 있게 됐다"며 한국항공우주산업과 국방과학연구소, 공군 관계자들에게 헌신에 감사를 표현했다.
전투기는 한 나라 과학기술의 집약체로 평가된다. 한국은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초음속 전투기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2015년까지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닻이 올랐다. 이후 개발 과정에서는 비용과 기간, 성능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개발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성능 좋은 아우디를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돈으로 왜 쏘나타를 오랜 시간을 들여 개발하느냐'는 식의 비판이 군 안팎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KF-21은 2015년 개발이 시작돼 2026년까지 약 10년간 추진된 사업으로, 세계 전투기 개발 역사에서도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뤄낸 성과로 평가된다. KF-21 보라매는 최고 속도 마하 1.81(시속 약 2200km)에 달하며, 서울에서 제주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최대 항속거리는 약 2900km로, 한 번에 서울에서 하노이까지 비행이 가능하고 공중급유 능력을 통해 장거리 작전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약 7.7톤의 무장 탑재가 가능해 경전투기와 대형 전투기 사이의 ‘미들급’ 체급으로 분류된다. 기존 레이더가 공중·지상·해상 중 한 영역만 탐지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AESA 레이더를 통해 공중과 지상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적외선으로 표적을 탐지하는 IRST, 고해상도로 원거리 표적을 식별해 정밀 타격을 가능하게 하는 EO TGP 등 첨단 장비를 갖춘 4.5세대 전투기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