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개인 정보 유출과 관련해 내놓은 보상안이 기업의 윤리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쿠팡이 소비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구매 이용권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의 수가 제한적이고 오히려 이용권 사용을 위해 개인 돈을 더 지출하도록 유도하고 있어서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청문회를 하루 앞둔 29일 1조6850억 원 규모의 고객 보상안을 발표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쿠팡이 29일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3370만 고객을 대상으로 1조6850억 원 규모의 구매 이용권(쿠폰)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 보상은 내년 1월 15일부터 시작되며, 와우회원과 일반회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개인정보 유출로 이미 탈퇴한 고객도 포함된다.
쿠팡은 이용권을 △쿠팡 5천 원 △쿠팡이츠 5천 원 △쿠팡트래블 2만 원 △알럭스 2만 원 등 4종으로 나눠 지급한다. 고객 1인당 5만 원 상당으로 문자 안내 후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확인·사용 가능하다.
명품 뷰티·패션 플랫폼 알럭스에서 2만 원 이하로 살 수 있는 뷰티제품은 메이크업 0.6%(26개), 스킨케어 0.4%(9개) 정도다. 패션·잡화 상품은 사실상 선택지가 없다.
여행·항공권 플랫폼 쿠팡트래블에서도 2만 원으로 국내외 여행상품을 이용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쿠팡과 쿠팡이츠에서 각각 5천 원의 지원금을 제공하지만 이는 식사 한 끼 최소 주문금액 수준에도 못 미친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쿠팡의 5만원 쿠폰은 피해보상이 아닌 국민기만”이라며 “결국 구매이용권에 돈을 더 얹어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수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이용권 지급은 자사 신사업을 홍보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만 원이라는 금액을 서비스별로 나누어 실질적 선택권을 제한한 점도 ‘보상 쪼개기’ 전략으로 지적된다.
쿠팡 관계자는 보상계획 발표에서 “이번 이용권은 고객 불편 해소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마련된 조치”라며 “앞으로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