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1일 전파를 탄 tvN ‘신박한 정리’에는 배우 송영규와 그의 가족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 송영규는 11년간 살던 넓은 아파트에서 최근 반지하 빌라로 이사를 했다고 밝혀 시선을 모았다. 송영규는 “큰 딸이 미국에서 유학 생활 중이고 둘째 딸은 고등학교 1학년인데 뮤지컬 전공이라 예고에 들어갔다. 두 딸의 교육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줄어들어 집을 줄여 이사를 오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유학비 부담이 너무 컸지만 딸의 의지가 강하고 잘하고 있어 말릴 수가 없었다는 설명. 송영규는 “딸에게 ‘그래, 가라. 아빠가 열심히 뒷바라지해 볼게’ 했다. 유학비나 둘째를 충분히 지원하기 위해서는 살림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부연했다. 함께 출연한 아내 고민정 씨도 “좋은 집에 있는 것보다는 아이들 꿈이 우선이었다”라고 거들었다.
송영규는 또 “아내가 갱년기에 갑상샘 항진증도 같이 오면서 우울증,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라며 아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송영규는 “아내가 집안 정리를 하고 싶어 했는데, 행동을 못해 안타까웠다”라며 “아내가 조금 더 활동적이고 건강을 되찾았으면 하는 마음에 의뢰를 하게 됐다”라고 출연 결심의 배경을 전했다.
방송에서 송영규는 너무 가난해 처가살이를 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도 고백했다. “얼마 전까지 고층 빌딩 유리창 청소를 했다”라고 말한 송영규는 “드라마 출연 중이라 신기하게 다 알아보시더라. 알아봐 주시는 게 감사했다”라고 덧붙였다.
아내를 위해 방송 출연을 결심한 송영규. ⓒtvN ‘신박한 정리’
1970년생인 송영규는 1994년 어린이 뮤지컬 ‘머털도사’로 데뷔해 무명 배우로 긴 시간을 보냈다. 2012년 드라마 ‘추적자’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송영규는 2019년 영화 ‘극한직업’에서 ‘최반장’을 맡아 얼굴을 알렸고, 이후 드라마 ‘스토브리그’, ‘수리남’, ‘카지노’ 등에 출연하며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송영규는 지난 4일 오전 8시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타운하우스 차량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송영규를 찾은 지인은 경찰에 신고했으나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유서도 없었다. 경찰은 유가족을 상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할 예정, 유족은 아내 고민정 씨와 두 딸 서이, 서우 양이다.
송영규는 지난달 19일 밤 11시께 용인시 기흥구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귀가하면서 처인구까지 약 5km 거리를 만취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음주운전 같다”라는 시민의 신고에 출동한 경찰은 송영규를 즉시 검거했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08% 이상이었다.
이 소식이 알려진 25일, 송영규는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정말 죄송하다”라며 직접 입을 열었다. “내가 미쳤던 것 같다.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걸 망쳤다”라며 자책한 송영규는 “처음엔 대리운전을 불렀는데 지인이 찾아와 편의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기사님이 가셨다. 집까지 5분 거리도 안 돼 잘못된 판단으로 직접 운전을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생전 송영규. ⓒMBC every1 ‘비디오스타’
송영규는 “낮에 지인을 만난 후 몸이 좋지 않아서 목 약과 근육 이완제를 먹은 상태였다”라고도 했다. 술은 별로 먹지 않았다고 강조한 송영규는 “약을 먹은 후에 음주를 해서 컨디션이 더 떨어진 것 같다. 지인들과 같이 대리를 불렀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저를 믿고 아껴준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송영규는 현재 방영 중인 ENA ‘아이쇼핑’, SBS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촬영을 마친 상태였다. 오는 9월 14일까지 상연 예정이었던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캐스트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송영규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보도된 뒤, ‘아이쇼핑’과 ‘트라이’ 측은 “출연 분량을 최대한 편집하겠다”라는 입장을 냈고 ‘셰익스피어 인 러브’ 공연은 25일 저녁 7시 30분 공연을 마지막으로 하차했다. 이로써 ‘아이쇼핑’과 ‘트라이’는 송영규의 유작이 됐다.
한편 고인의 측근에 따르면 송영규와 아내는 카페 사업에 실패하면서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입었다. 송영규도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를 열심히 도왔지만 경기가 악화되고 본인의 출연 작품 수도 줄어들면서 여러 악재가 겹쳤다는 전언이다. 특히 송영규는 생전 가족과 별거하면서 홀로 오피스텔에서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