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2일 문화일보는 지난 11일 시민들과의 회식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일부 여성들이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비판을 제기하고 나섰다”라고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옆자리에 앉아 있던 여성에게 술병을 건네고, 이를 받은 여성이 이 대통령의 잔에 술을 따른 게 문제라는 것. 매체는 “회식 자리에서 여성이 중년 남성에게 술을 따르는 행위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X(구 트위터) 등 SNS에는 해당 장면이 포함된 사진과 영상을 게재한 일부 누리꾼들이 목소리를 냈다. 이른바 ‘남초’ 회사에 다니면서도 이런 회식을 해 본 적이 없다고 지적한 한 누리꾼은 “테이블에 있던 잔에 소맥을 직접 제조했으면, 본인 잔도 직접 채우면 되지 않나”라고 적었다.
또 다른 X 이용자는 “멀쩡한 여성이라면 이 사진을 보고 불쾌한 게 정상”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자리에 당신 회사 사장님을 넣고, 옆에 여성이 본인이라고 상상해 보라”라고 첨언했다.
술을 따라주는 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채널 ‘KBS News’
다만 반응 중에는 ‘억까’라는 의견이 대다수.
전체 영상을 보면, 문제로 제기된 장면 직전에 앞치마를 입은 이재명 대통령이 동석한 이들에게 먼저 ‘소맥’을 말아주는 모습이 담겼다. 맞은편에 앉은 남성은 “감사합니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건넨 잔을 받아들었고, 옆에 착석해 있던 여성이 술 대신 사이다를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주문(?) 받은 대로 맥주잔에 술 대신 사이다를 담아줬다. 이후 소주잔에 소주를 홀로 따르며 이른바 ‘자작’을 하기도.
그러나 해당 논란은 빠르게 확산됐다. 누리꾼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도 문화일보 기사를 링크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번 논란에 입을 연 허은아 전 대표 / 이재명 대통령 지지 선언에 나선 허은아 전 대표. ⓒ허은아 페이스북 / 뉴스1
이게 정말 ‘일하는 여성’을 위한 감수성입니까?
이 같은 제목으로 글을 연 허은아 전 대표는 ‘멀쩡한 여성이면 이 사진 보고 불쾌한 게 정상’이란 말을 들었다며 “그 말이야말로 불쾌했다”라고 토로했다. “여성이 사장 앞에 앉으면 문제고, 남성이 앉으면 괜찮나. 여성이 술을 따르면 부적절하고, 남성이 술을 따르면 괜찮나”라고 물은 허은아 전 대표는 “그렇다면 문제는 술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말인가”라는 또 다른 물음을 던졌다.
허은아 전 대표는 “이런 시선이야말로 여성을 자율적이고 책임지는 동료로 보지 않는 교묘한 차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회식 문화 속 위계와 강요의 문제를 오래전부터 비판해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여성이 상급자에게 술을 따랐다는 장면만으로 젠더 감수성을 논하며 문제 삼는다면 그건 감수성이 아니라 성별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의 재포장일 뿐”이라고 짚었다.
허은아 전 대표는 또 “여성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보는 고정관념은 결국 여성을 참여로부터 배제하는 언어로 작용한다”라고도 했다. 허 전 대표는 “그 자리에 앉은 여성에게 ‘왜 거기 앉았느냐’가 아니라 ‘왜 여성이 앉았다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되느냐’라고 묻는 것이 진짜 성 평등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허은아 전 대표는 ‘정상 여성’이라는 기준이 ‘젠더 감수성’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역할과 공간을 제한하고 있다면 이는 진짜 해방이 아닌, 보여주기식 보호주의일 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허은아 전 대표는 “제가 생각하는 ‘일하는 여성’이 필요로 하는 성 평등은 보호가 아니라, ‘동등한 기회와 책임질 수 있는 자리’”라며 “그것이 진짜 해방이고, 진짜 성 평등이다”라고 적어 글을 맺었다.
건배사를 나누는 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채널 ‘JTBC News’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내수 경기 회복과 활성화를 위해 11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흥남부두’라는 고깃집을 찾아 대통령실 참모들과 저녁 식사를 가졌다. “금요일 저녁 행복하게”라는 건배사와 함께 직원들을 격려한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회식 사진을 직접 공유하면서 “국민 여러분을 직접 뵙고 인사드릴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회식 자리에는 과로로 쓰러져 응급실에 다녀온 직원과 청와대 복귀 업무 책임자, 경주 APEC을 준비하는 현장 요원, 채용 업무 담당 직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을 한 명 한 명 거론한 이재명 대통령은 “인수위도, 인수인계할 직원도 없이 시작한 힘든 환경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주고 있는 고마운 분들”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골목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라고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은 “가게 사장님과 직원분들, 식사하러 오신 손님들과 마주 앉아 실제 체감하는 경기 상황과 물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만남이 앞으로 국민 여러분의 삶을 더 세심히 살피고, 정책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라며 오는 21일부터 시행되는 ‘민생회복 소비 쿠폰’을 언급하기도 했다.
침체된 골목상권에 온기를 불어넣고,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주길 기대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은 내수 회복을 위한 후속 대책의 선제적 마련도 약속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골목상권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가까운 식당을 찾아 외식에 동참하면 어떨지요”라고 독려한 이 대통령은 “여러분의 참여가 지역 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를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