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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검찰총장,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심우정 검찰총장,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를 결정한 법원 판단을 받아들여 즉시항고 하지 않은 검찰 수뇌부의 결정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구속취소 시 즉시항고 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 판단이 없었는데도, 위헌 논란이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상급심의 판단을 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맥없이 포기한 것이어서 ‘노골적 봐주기’, ‘사법참사’란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들어 ‘정권 수호대’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은 검찰 조직이 회생할 일말의 여지조차 사라졌다는 비관적 평가까지도 나왔다.

8일 대검찰청은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윤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했다고 밝히면서 그 이유로 즉시항고 규정의 위헌소지 가능성을 들었다. 앞서 헌재가 구속집행정지, 보석결정의 즉시항고 규정에 대해 위헌 판단을 한 취지를 존중해 즉시항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헌재는 구속취소 시 즉시항고 규정에 대해서는 위헌 여부를 판단한 적이 없다. 또 사유가 제한적이고 일시적으로 구속 상태를 해제하는 구속집행정지 및 보석과 아예 구속 상태에서 풀어주는 구속 취소는 그 성격이 달라 검찰이 섣불리 위헌이라고 단정할 이유도 없다.

지난 2015년 국회에서 형사소송법을 개정할 당시, 정부의 반대로 구속취소의 즉시항고 규정이 법조문에서 삭제되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다. 이를 강하게 주장했던 이는 당시 법무부 차관이었던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다.

검사 출신인 김규현 변호사는 8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검찰이 언제부터 위헌 여부를 선제적으로 판단했느냐. 앞으로 위헌 법률로 보이면 전부 기소하지 않을 것이냐”며 “공익의 수호자로 현행법을 준수해야 하는 검찰이 왜 윤석열 앞에서만 약해지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김형연 변호사도 이날 유튜브 방송 ‘장윤선의 취재편의점’과 인터뷰에서 “헌재가 위헌을 선언하지 않는 이상 법률은 유효한 것인데, 법률을 적용 집행하는 행정기관이 자기 마음대로 무효 조항이라서 법률 집행을 안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러면 삼권분립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했다.

판사 출신인 차성안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언제부터 검찰이 미리 위헌 소지 있다며 피고인을 위해 명문 규정 효력까지 무시해 가며 피고인의 인권과 불구속을 위해 노력했나”라고 꼬집었다.

검찰이 즉시항고를 하지 않은 것이 윤 대통령 구속의 위법성에 대해 ‘대법원의 최종적 해석과 판단’을 구해보자는 하급심 재판부의 판결 취지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구속 취소 결정을 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대법원의 최종적 해석과 판단 등이 있기 전까지는 (윤 대통령 쪽) 변호인들이 들고 있는 사정들만을 이유로 구속에 관한 위법 여부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제 막 공소가 제기되어 형사재판 절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 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해 구속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 ⓒ뉴스1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 ⓒ뉴스1

하지만 검찰이 즉시항고를 하지 않으면서 재판 초반부에 절차적 시빗거리를 해소할 수 없게 됐고, 내란 우두머리라는 중범죄 혐의자만 풀어주는 최악의 결과만 낳게 됐다.

차성안 교수는 “(재판부도) 당연히 (검찰이) 즉시항고 해서 대법원까지 갔다오겠지라고 기대(하고) 예상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며 “검찰이 즉시항고할지 고심하는 것을 보고 놀라며 가장 노심초사할 곳은 재판부였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조직의 기존 관행에 배치되는 법원의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인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법원이 구속기간에 체포적부심 기간을 산입하고,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하는 등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검찰 실무례를 송두리째 뒤집는 결정을 했음에도 즉시항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날짜 계산도 못 해 구속기간을 넘겨 기소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셈이다.

검사장 출신인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그동안 사회적 약자 사건에도 법과 원칙을 외쳐 가면서 무죄여도 항고하고 별거 다 한 검찰이 윤석열 앞에서 느닷없는 인권운동가가 됐다”고 꼬집었다.

김형연 변호사도 “검찰이 그동안 다른 사건에서 보였던 모습과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대법원에서 무죄 나온 것도 법원과 검찰의 견해가 다르다고 했던 검찰이 1심 판사 판단에만 맡길 일이 아닌데도 24시간도 안 돼 즉시항고를 포기한 것이다. 이런 검찰은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

검찰 안팎에서도 ‘검찰에 사망선고가 내려진 것’이라며 검찰 수뇌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법무관 출신인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현직 ‘비윤’ 검사들의 반응이라며 “윤석열이 흔들어 놓은 검찰(을) 심우정이 뿌리째 뽑았다”, “윤석열이 관을 짰고, 심우정이 관뚜껑에 못질까지 했다”, “상대가 이재명, 조국이었어도 대검이 장시간 회의를 했겠느냐. (구속취소 인용 결정) 10분 만에 반박 성명 내고 한 시간 만에 항고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석방 관련 비상 의원총회에 참석해 '내란검찰 규탄한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석방 관련 비상 의원총회에 참석해 '내란검찰 규탄한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조직 논리라면, 즉시항고를 했어야 할 사안이라 형식적으로라도 즉시항고를 할 거라고 확신했다가 황망하고 어이없어하고 있다”며 “검찰 제국의 일몰(을 보고 있다)”고 했다. 검사장 출신인 박균택 민주당 의원도 이날 유튜브 방송 ‘장윤선의 취재 편의점’에 나와 “오늘로써 검찰은 끝났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결정을 주도한 심우정 검찰총장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심 총장의 ‘고의적 실책 유발’이란 지적도 나온다. 앞서 법원이 연거푸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연장을 불허했을 때 곧바로 기소하지 않고, 심 총장이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는 등 시간을 끌어 문제 소지를 남겼다는 것이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다분히 고의적”이라 했고, 검사 출신인 김용남 전 개혁신당 정책위의장도 “내란에 연관돼 있지 않고서야 검찰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규현 변호사도 같은 방송에서 “(위헌 논란은) 표면적 이유이고, 실질적으로 검찰 지휘부가 내란 동조 세력과 같은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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