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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고은/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포스터. ⓒ뉴스1/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김고은/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포스터. ⓒ뉴스1/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재희와 나는 정조 관념이 희박하고, 아니 희박하다 못해 아예 없는 편이며 그런 방면에서는 각자의 세계에서 좀 유명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박상영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 중 ‘재희’)

청춘의 에너지가 물씬 풍기는 남녀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영화 포스터만 보면 알콩달콩, 지지고 볶는 커플의 이야기인 듯싶지만 ‘재희’와 ‘나’에게는 “각자의 세계”가 있다. 이성애자인 재희(김고은)와 동성애자인 나(노상현), 흥수. 2일 개봉하는 ‘대도시의 사랑법’은 로맨스는 로맨스이되, 각자의 로맨스가 양 갈래로 퍼져나가다 상처와 성장이라는 하나의 결론으로 만나는 영화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박상영의 동명 소설집 수록작 ‘재희’를 스크린에 옮겼다. 오는 21일에는 박 작가가 직접 대본까지 쓴 8부작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공개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감각적 생생함을 활자로 옮겨 10만부 이상 판매고를 올린 소설이 영화와 드라마에서 각각 어떤 질감으로 구현될지 관심을 모은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스틸컷.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스틸컷.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어깨너머의 연인’ ‘미씽: 사라진 여자’ 등 장르 문법 안에서 여성 서사를 담아온 이언희 감독이 연출했다. 원작처럼 두 남녀의 스무살부터 삼십대 중반까지를 연대기로 촘촘히 담으면서 데이트 폭력, 성소수자 혐오 등 현실에서 부딪히는 벽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한때 이성애자 여성들에게 게이 남자친구에 대한 환상을 부추겼던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와 스탠퍼드의 피상적인 관계를 넘어, 남들과 행동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손가락질과 맞서야 하는 두 청춘이 전투적으로 우정을 쌓아가며 성장하는 과정을 상큼하게 그려냈다.

맞춤옷을 찾아 입은 김고은의 연기가 영화 활력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다. 모델 출신으로 애플티브이플러스 ‘파친코’에서 얼굴을 알린 노상현은 설익은 듯하면서도 신선한 연기로 원작 소설과 다른 질감을 불어넣었다.

21일 공개되는 티빙 시리즈 ‘대도시의 사랑법’ 포스터. ⓒ티빙
21일 공개되는 티빙 시리즈 ‘대도시의 사랑법’ 포스터.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소설집에 담긴 ‘재희’ ‘우럭 한점 우주의 맛’ ‘대도시의 사랑법’ ‘늦은 우기의 바캉스’ 네편 모두를 각각 2부작 드라마로 만들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40주년 기념으로 기획해 ‘8월의 크리스마스 ’ (1998 )의 허진호 감독, ‘키친 ’ (2009 )의 홍지영 감독 , ‘아기와 나 ’ (2017 ) 의 손태겸 감독 ,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2022)’의 김세인 감독 등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감독 4명이 참여했다. 19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나눠 각 시대별로 장편 영화 데뷔한 4명의 감독들이 각각 두시간 분량의 영화를 완성한 셈이다.

시리즈를 대표하는 허진호 감독은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을 바탕으로 한 3·4화를 연출했다. 독실한 기독교도인 엄마가 암 선고를 받은 가운데 자신의 성정체성으로 갈등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로, 배우 오현경이 엄마를, 남윤수가 주인공 고영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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