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매직'일까, '요아정'의 힘일까. 혹은 '동방Ye의지국'을 찾은 칸예의 예우일까. 지난 23일 무려 14년 만에 한국을 찾아 '리스닝 파티(청음회)'를 연 힙합 아티스트 칸예 웨스트가 예정에 없던 라이브 공연을 무려 2시간 반이나 이어가 팬들을 열광케 했다. 평소 리스닝 파티를 열어도 손을 흔드는 정도의 퍼포먼스만 해온 것으로 알려진 칸예. 그의 이례적인 팬 서비스에 국내 누리꾼들은 유쾌한 분석을 내놨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는 '칸예가 왜 이랬는지 가능성 있는 글 모아봄'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칸예의 라이브 이례적인 일이라 전세계 팬들이 놀라는 중"이라는 설명과 함께 그 이유로 추정되는 가설들이 나열됐다.
첫째는 '처서 매직'이다. 지난 22일 절기상 더위가 물러난다는 '처서'가 지났다. 그러나 무더위는 여전하다. '처서 매직'이 엉뚱한(?) 곳으로 발현됐다는 것.
둘째는 'K-푸드'다. 최근 젊은층 사이서 유행하는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 불고기 등이 후보에 올랐다. 불고기는 칸예가 지난 2010년 한국을 찾았을 당시 먹은 음식이기도 하다. 또 "내일 광장시장에서 녹두전 얻어먹으려고"라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셋째는 'K-콘텐츠'다. 미취학 아동들 사이서 제2의 뽀로로에 등극한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인형을 선물받은 칸예의 자녀들이 기뻐해서라는 의견이 나왔다. 칸예에게는 2013~2019년 사이 얻은 4명의 자녀가 있다. 그는 이번 내한에 아내 비앙카 센소리와 노스, 세인트, 시카고 웨스트 등 세 자녀와 함께했다.
여기서 멈추면 '드립의 민족'이 아니다. 분석의 바통은 댓글란으로 넘어갔다. 한 누리꾼은 "동방Ye(예)의지국이라 Ye(예의)를 다한 거"라며 칸예의 이름을 활용한 말장난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대선 출마설'에도 적잖은 힘이 실렸다. 앞서 칸예는 지난 2020년 미국 대선에 출마해 6만표를 획득했다. 쓴 돈은 한화로 1백48억원에 달한다.
14년 만에 찾은 한국서 깜짝 라이브 2시간 반 이어간 '지구힙합 원탑' 칸예 웨스트. ⓒ엑스 갈무리
이날 공연에서 'Stronger', 'Power', 'New Slaves' 등 히트곡을 연달아 부른 칸예에 K-팬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이에 공연 후반부, 칸예는 객석을 향해 외쳤다. "코리아 아이 러브 유(Korea, I love you)!"
한편 14년 전 지산 밸리 락 페스티벌(강원도 양양) 무대에 올랐던 칸예를 가장 앞줄에서 '영접'했던 에디터(당시 14세)는 사무실에서 이 기사를 쓰며 외쳤다. "칸예, 아이 미스 유(Kanye, I miss you)!" 그의 내한 소식을 접하고 멜론 티켓을 열어 표를 구매하려다가, '고작' 리스닝 파티라는 사실에 과감히 포기해버린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Bittersweet Poetry'쯤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