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에 의하면 수십년 동안 진행된 대규모 역학 연구는 적정량의 술을 섭취하는 이들이(여성의 경우 하루 한 잔 이하, 남성은 하루 1~2 잔) 완전 금주를 지키는 사람들보다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질환을 겪을 위험이 적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 역학 연구에 의하면 알코올은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음주가들의 혈액에는 끈적한 단백질인 피브리노겐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HDL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나 심장질환 위험을 감소시키며 피브리노겐이 적을수록 혈전의 위험성은 줄어든다. 소량이지만 알코올은 인슐린 민감성 또한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도 드러났다. 인슐린 민감성이 높을 수록 당뇨 위험도 적어진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동안 몸에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던 상황. 그러던 중 미국 매사추세츠병원 심장전문의이자 이번 연구 보고서의 수석 저자 아흐메드는 몸이 아닌 뇌로 관심을 돌려 연구를 진행, 원인 분석에 성공했다.
새로운 발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Blake Wisz on Unsplash
연구진은 수천 명 연구 참가자들의 음주 습관을 분석해 한 주에 한 잔에서 14잔 정도의 술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잔 미만의 술을 섭취하는 사람들보다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위험이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유전이나 생활 습관 등의 다른 위험 요소들을 모두 고려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발견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스트레스 반응에 있었다. 수백 명의 뇌를 스캔, 분석한 결과 적정량의 술을 섭취하는 이들의 편도체에선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스트레스 반응이 감소했던 것.
하지만 도대체 음주와 스트레스, 심장마비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다는 걸까? 정리하자면 이렇다. 우선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설명해야겠다. 스트레스로 뇌의 편도체가 과열될 경우, 편도체 중심에 있는 신경망은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몸이 경계태세에 들어가도록 만든다. 이는 혈압을 상승시키고 이 과정에서 활성화된 특정 뉴런은 골수가 더 많은 염증 세포를 분비하도록 하기도 한다.
또한 내분비계는 몸에 지방을 축적하는 코티솔(결국 이로 인해 당뇨와 고혈압 위험이 높아진다)과 혈압을 증가시키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이런 일련의 효과가 축적되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는데, 적정량의 술을 섭취한 음주자들의 경우 편도체의 스트레스 반응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그 위험도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음주는 권고하지 않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Fred Moon on Unsplash
하지만 음주는 그 자체로 암 발병률을 높이는 만큼, 연구진은 음주를 권고하지는 않는다. 대신 같은 효과를 가져오는 명상과 운동을 대체재로 내세웠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연구결과를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 글래스고 대학교의 나비드 사타르 박사는 적정량의 음주는 심장건강에 좋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하며"알코올 섭취는 결국 뇌졸중과 심부전, 암 발병률과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연관됐다"고 전했다.
글래스고 대학의 페트라 마이어 교수 또한 음주가들의 뇌가 스트레스를 덜 받는 이유가 술 때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고 지적, "개인의 여러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