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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애 변호사(왼), 기사와 상관 없는 자료사진(오). ⓒ유튜브 채널 '금태섭티브이(TV)' 갈무리, 뉴스1
권경애 변호사(왼), 기사와 상관 없는 자료사진(오). ⓒ유튜브 채널 '금태섭티브이(TV)' 갈무리, 뉴스1

학교폭력으로 숨진 피해 학생의 유족을 대리해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던 권경애 변호사가 항소심 재판에 세 차례 출석하지 않아 소가 취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권 변호사는 조국 사태를 비판한 ‘조국 흑서’(<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저자다. 유족이 8년간 이어온 학폭 소송은 권 변호사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가해자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됐다.

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고 박주원(사망 당시 16살)양 어머니 이기철(56)씨가 학교법인과 가해자 등 20명을 상대로 서울고등법원에 낸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이 권 변호사의 재판불출석으로 지난해 11월24일 취하됐다. 취하 사유는 소송 당사자인 원고와 피고가 모두 변론기일에 3번 출석하지 않은 ‘3회 쌍방불출석(쌍불)’이었다.

민사소송법은 변론기일에 양쪽 당사자가 3번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하더라도 변론하지 않을 경우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 앞서 1심 재판부는 10여명의 가해자 가운데 1명에 대해서만 책임을 물어 5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는데, 가해자 쪽이 항소하고 권 변호사는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항소심에선 이마저도 원고 패소로 변경됐다.

고 박주원양은 중·고등학교 시절 에스엔에스(SNS)에서 모욕을 당하는 등 가해자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 박양은 따돌림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가기도 했지만 고등학교에서도 괴롭힘은 계속됐고,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2015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어머니 이씨는 2016년 8월 서울시교욱청과 학교법인, 가해자 등 3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가해학생 1명의 손해배상 책임만을 인정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씨는 곧장 항소했다. 하지만 이씨의 변호인인 권경애 변호사는 지난해 9월22일, 10월13일, 11월10일 등 세 차례 변론기일에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그 결과 1심에서의 원고 일부 승소는 패소로 변경되고,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선 모두 항소 취하됐다. 

권 변호사는 자신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소가 취하됐다는 사실도 이씨에게 5개월간 숨겼다. 지난주에야 재판 결과를 확인한 이씨는 “답답한 마음에 재판 상황을 줄곧 물었는데도 대답하지 않다가 최근에 패소했다고 이야기했다”며 “직원이 그만둬서 챙기지 못했다고 하더라. 청소 노동자로 살면서 어렵게 소송을 8년간 해왔는데 너무 원통하다”고 말했다.

세 차례에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권 변호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불찰이다. 변명할 부분이 없고 잘못에 대한 소명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김남석 변호사는 “개인 사정이 있다면 다른 변호사에게 법률 대리를 맡겨도 되는데, 소송을 제기한 쪽의 변호인이 수차례 출석하지 않은 황당한 일은 처음 본다”라고 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위임 대리를 받고 변호사가 아무런 사유 없이 변론을 참석하지 않았다면 징계대상이 될 수 있다”며 “해당 변호사에게 따로 경제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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