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 엠넷(Mnet)의 KCON 2022 SAUDI ARABIA에서 걸그룹 뉴진스가 'Attention' 무대를 하는 모습 ⓒKCON official 유튜브 채널
지난달 10월 27일 방송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개최된 엠넷(Mnet)의 케이콘(KCON) 무대. 신인 걸그룹 뉴진스의 평소 무대 의상과 다르다고 느꼈다. 손과 얼굴을 제외하고는 노출이 없는 검은색 옷을 입었기 때문. 국내 팬을 비롯해 해외 팬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문화를 존중한 의상이라고 호평했다. 이처럼 이슬람 국가가 주를 이루는 중동 국가들은 특히 여성의 옷차림에 보수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옆에 있는 나라인, 카타르도 마찬가지다.
중동 국가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
15일 오후(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결승전이 치러질 루사일 스타디움 앞에 월드컵 우승트로피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2022.11.16 ⓒ뉴스1
중동의 이슬람 국가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 카타르는 이슬람 원리주의(와하비즘)에 기반을 두고, 보수적인 이슬람 율법을 따르고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 오는 20일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회에서도 그래야 하는 걸까? 국제축구연맹(FIFA,피파)은 이번 월드컵 기간에 카타르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복장 규정을 권고했다. 이는 세계인의 축구 축제에서 유례없는 일이었다.
카타르 월드컵만의 드레스 코드가 있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의 경기를 찾은 관중의 모습. 2022.9.27. ⓒ뉴스1
남성은 최소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바지를 착용하고, 여성은 바지나 긴 치마를 입을 것을 권고했다. 여성은 히잡을 착용할 의무는 없지만, 경기장 등 공공장소에서는 어깨와 무릎이 드러나지 않는 옷을 입어야 한다. 카타르에서 여성은 수영장과 해변 주변을 제외한 모든 장소에서 몸을 가려야 하는 원칙이 있기 때문. 또한, 맨발과 슬리퍼는 곤란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대사관도 카타르의 종교 및 사회 분위기를 존중해 노출이 심한 옷 착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출이 있는 옷을 입으면 공공장소 등에서 출입을 거부당할 수 있다고.
카타르에선 월드컵 축제, 이란에서는 히잡 시위
16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비다 공원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국제축구연맹(FIFA) 박물관 개관식에서 2022카타르 월드컵 우승트로피가 공개되고 있다.2022.11.16 ⓒ뉴스1
15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한 거리에 대형 월드컵 마스코트 '라이브(La eeb)'가 설치돼 있다. 2022.11.16 ⓒ뉴스1
카타르에서는 월드컵 축제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다른 중동 국가인 이란에선 반정부 시위가 석 달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만 9세 이상 모든 여성이 히잡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이 여성 인권 문제에 불씨를 지폈다. 여기에 경제난과 소수민족 문제 등과 합쳐져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대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반정부 시위를 폭동으로 간주해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있다. 무력 시위 진압으로 1만 명이 넘는 시위자가 체포되고, 300명이 넘는 시위자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 사법부는 반정부 시위자에게 사형을 선고하며 강력 대응하고 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이란 대표팀은 지난 9월부터 여성 인권을 상징하는 배지를 달고 훈련했다. 특히 이란 대표팀의 간판 축구 스타인 사르다르 아즈문은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며 정부에 항의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내 희생은 내 땅의 여성들 머리카락 한 가닥에 불과하다"며 "사람을 쉽게 죽이는 당신이 부끄럽다. 이란 여성 만세"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란 정부의 반발과 출전 무산의 위기 속에서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은 카타르월드컵 최종 명단에 아즈문을 포함시켰다.
5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대사관 앞에서 열린 이란 히잡 의문사 관련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란여성 아이샤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0.5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