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의 탈출을 유도하는 작전(‘프로젝트 프리덤’)에 착수하면서 두 나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브래드 쿠퍼 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 ⓒ연합뉴스
특히 이번 사태는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이 묶여 있는 우리나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5일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선박의 탈출을 돕는 프로젝트 프리덤을 시작한 4일(현지시각)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력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래드 쿠퍼 미군 중부사령관은 4일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취재진과 진행한 전화 브리핑을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순항미사일과 드론, 소형 고속정을 동원해 미군이 보호 중인 선박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쿠퍼 사령관은 "상선을 위협하던 이란의 소형 군용 고속정 6척을 미 육군 아파치 헬기가 격침했다"고 설명했다. 미군의 직접적 군사행동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 4월8일 휴전에 들어간 지 27일 만이다.
반면 이란 파르스 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미 해군의 호위함 1척이 이란 남동부 자스크 인근 해역에서 이란군의 미사일 2발을 맞고 퇴각했다고 보도했다. 자스크는 호르무즈 해협 동쪽 오만만에 인접한 항구도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의 공격 시점은 미군 중부사령부가 프로젝트 프리덤의 첫 걸음으로 미국 상선 2척을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사히 통과시켰다고 밝힌 직후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이후 약 한 달 동안 멈췄던 이란의 걸프 지역 공격도 재개됐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날 오후 이란에서 발사된 순항미사일 4발을 탐지해 3발을 영해 상공에서 격추했으며 나머지 1발은 바다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 재개 움직임에 따른 영향을 우리나라에도 직접 영향을 미쳤다. 호르무즈해협에 정박 중이던 한국 국적 선박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는데 피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4일 오후 8시40분쯤(한국시각) 호르무즈 해협 내측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한국 선사 운용 선박 1척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외교부는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트소셜을 통해 "이란은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과 관련한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우리나라 국적 선박이 이란의 피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선박 보호·호위 작전에 한국 군대가 참여하도록 압박하는 것으로 읽힌다.
미국과 이란은 휴전이 종료된 것인지에 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긴장관계가 고조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다시 두 나라가 다시 전면전에 돌입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선박을 겨냥하려고 한다면 이란의 군대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의 휴전이 시작되기 전 "문명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는 발언 이후 다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반면 이란은 미국을 향해 군사적 해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4일 엑스(X·옛 트위터)에 "호르무즈 사태는 정치적 위기에 군사적 해법이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파키스탄의 호의적인 노력으로 협상이 진전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악의를 품은 자들에 의해 수렁으로 다시 끌려 들어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UAE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프로젝트 프리덤'은 '프로젝트 데드록(Deadlock·교착 상태)"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