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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내수 식품 사업과 바이오 사업의 부진 속에서 전면적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해외 식품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넘어섰지만, 이는 글로벌 확장과 국내 사업 약화를 동시에 반영한다.

CJ제일제당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이러한 상황을 구조적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 부문에서는 국내의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투자의 수익성을 재검토하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이와 함께 실적이 좋은 해외사업을 확대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10일 사업구조 최적화와 재무구조 개선, 조직문화 혁신 등 근본적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CJ제일제당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10일 사업구조 최적화와 재무구조 개선, 조직문화 혁신 등 근본적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CJ제일제당

윤 대표는 10일 CEO 메세지를 통해 임직원에게 “낭떠러지 끝에 서있는 절박한 위기 상황에서 뼈를 깎는 파괴적 변화와 혁신 없이는 미래가 없다”며 사업구조 최적화와 재무구조 개선, 조직문화 혁신 등 근본적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그는 이어 “수익성이 낮은 사업과 장기 부진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고 K푸드 해외 영토 확장과 현금 창출력이 높은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현금 흐름을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조직 문화를 성과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내수 식품사업 부진이 구조화된 상황에서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사업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사실상의 생존 선언으로 읽힌다.

지난해 해외 식품 매출은 5조9247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국내 매출을 추월했지만 국내 식품사업은 소비 둔화와 원가 부담이 겹치며 뚜렷한 부진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 식품사업 매출은 1조31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식품사업부문 전체 매출은 해외 매출 증가에 힘입어 11조5221억 원으로 1.5% 늘었지만 외형 성장이 내수 부진을 가린 형태에 가까웠다.

국내 식품부문의 수익성 악화도 두드러졌다. 국내 식품부문 영업이익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CJ제일제당의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해외 식품사업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한 반면 국내에서는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부문 전체 영업이익이 52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3%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식품사업의 이익 감소폭은 이보다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사업 부진의 원인으로 소비 둔화와 명절 특수제품 판매 시점의 차이, 인건비·판관비·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고정비 부담을 꼽았다. 특히 가공식품과 대두가공제품 매출은 각각 5%, 2%가량 감소하며 내수 핵심 품목 전반에서의 수요 위축이 확인됐다.

다만 CJ제일제당의 국내 식품사업 부진은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연중 내내 이어지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내수 부진이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은 셈이다. 

국내 식품 매출은 지난해 1분기 1조4365억 원에서 2분기 1조3185억 원, 3분기 1조5286억 원, 4분기 1조3138억 원으로 분기별로도 지난해 같은 기간 성적을 회복하지 못했다. 3분기를 제외하면 분기별로도 성적은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 기간 온라인 가공식품 사업 매출이 20~33%가량 성장했음에도 실적 반등의 계기는 끝내 만들어지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식품뿐 아니라 바이오 부문에서도 실적이 꺾였다는 점이다. 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16조7549억 원으로 2024년보다 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612억 원으로 15.2% 줄었다. 4분기에는 유·무형자산 평가에 따른 영업외손실까지 발생하며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 부진은 인적 쇄신으로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대표이사 라인업을 전명 교체했다. 식품부문 대표로는 지난해 5월 그레고리 옙 대표가, 바이오부문 대표이자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대표로는 지난해 11월 윤석환 대표가 선임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 대표는 국내 식품 사업의 외형 확장 과정에서 누적된 비효율을 본격적으로 점검하고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매출 확대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예산과 마케팅, 연구개발(R&D) 비용 등 현금 흐름을 저해한 요소들을 재검토해 불필요한 지출을 깎아내겠다는 구상이다. 단기 실적 방어보다는 사업 구조 자체를 가볍게 만드는 데 집중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해외 식품 사업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한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확인된 지역과 제품군을 중심으로 생산 거점과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외형과 이익을 동시에 키우겠다는 그림이다. 해외 식품 매출 확대는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닌, 내수 부진을 돌파하기 위한 현실적 생존 전략에 가깝다.

이러한 맥락에서 옙 대표는 취임한 뒤부터 해외 생산과 유통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옙 대표는 취임 3개월 만에 치바현에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일본 현지 만두 공장을 가동했고 일본 5대 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일본 현지 조직을 본부로 승격한 뒤 설비 투자도 확대하며 핵심 해외 시장으로 키우고 있는 것이다.

동남아 시장 공략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 태국 1위 대기업 CP그룹의 유통 계열사 CP엑스트라와 손잡고 유통망을 2700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비비고 볶음면과 김치 중심이던 제품군을 만두, 분식, 소스 등으로 넓히며 해외에서라도 외형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윤 대표가 이번 변화는 결코 선언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실질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각 사업과 조직별로 변화와 혁신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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