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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20년 말 미래 성장 동력으로 AI를 낙점하고 전문조직을 설립한 지 5년 만에 가시적 성과를 확인하고 있다.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이 국내 최고 수준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활용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엑사원은 금융, 의료, 신소재 등 전문 분야의 난제를 해결하며 실질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의 리더십 아래 구축된 LG그룹의 AI 역량이 산업 전반에서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LG
구광모 LG그룹 회장. ⓒLG

9일 LG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 최초 교육부 정식 인가 사내 대학원인 LG AI대학원이 첫 입학을 앞두고 있다. 입학시험을 통과한 석사 과정생 11명, 박사 과정생 6명과 함께 처음으로 공식 석·박사 학위 수여가 가능한 사내 대학원으로 첫발을 내딛게 된다.

LG가 AI 인력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기점은 구광모 회장이 2020년 말 AI연구원을 설립한 때로 여겨진다. LG는 2020년 12월 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LG AI연구원은 그룹 차원의 최신 AI 원천기술 확보 및 AI 난제 해결 역할을 수행하는 전담조직으로 출범했다.

LG AI연구원은 최신 AI 원천기술을 연구하는 한편 인력의 전문성과 독자적 인사 시스템·평가·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파격 대우를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재를 모으는 데 공을 들여왔다.

당시 구 회장은 “AI연구원이 그룹을 대표해 기업 스스로의 변화와 혁신의 방법을 발전시켜 나가는 핵심적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최고의 인재와 파트너들이 모여 글로벌 AI 생태계 중심으로 발전해 가도록 응원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LG AI연구원의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구 회장의 승부수가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그룹은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의 기술력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실질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무기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LG AI연구원의 ‘K-엑사원’은 최근 글로벌 AI 성능 평가기관인 아티피셜애널리시스의 ‘인텔리전스 지수’ 평가에서 32점을 기록해 가중치를 공개하는 모델 기준으로 세계 7위, 국내에서는 1위에 올랐다. 10위 권에 중국과 미국 모델이 각각 6개와 3개로 장악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것이다.

지난달 15일 AI 업계 큰 관심을 모았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단계 평가’에서 LG AI연구원은 벤치마크, 전문가, 사용자 평가 등 3개 분야에서 모두 최고점을 획득했다. 총점 역시 가장 우수한 평가를 획득한 것이다.

LG그룹은 엑사원의 실제 활용 측면에서도 적극적으로 보폭을 넓혀가며 구 회장이 강조한 ‘LG만의 혁신적 가치 창출’에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와 협력을 통한 서비스는 엑사원의 고도화한 AI 역량을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LG AI연구원은 금융 AI 에이전트 ‘엑사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엑사원 BI)’의 상품 판매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LG AI연구원은 LSEG와 지난해 9월 엑사원 BI의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LSEG의 글로벌 고객사들에게 서비스를 소개하고 알리기 위해 주요 도시에서 글로벌 투자사와 증권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11월 영국 대사관에서 이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과금 체계나 상품 구성 등에 관해 글로벌 시장의 의견을 반영한 뒤 판매에 들어간 것이다.

엑사원 BI는 전문가 역할을 하는 AI 에이전트 4개(저널리스트·경제학자·애널리스트·의사결정자)가 결합한 서비스다. LSEG는 엑사원 BI의 예측으로 구축한 데이터 상품(AEFS)을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판매한다.

5일(현지시각) LSEG는 홈페이지에서 LG AI연구원의 경쟁력을 조명하기도 했다. LSEG가 강점으로 꼽은 LG의 AI 모델의 강점은 신뢰성이다. 강한 신뢰도가 요구되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LG그룹의 AI연구소는 이런 원칙을 일찌감치 확립했다는 것이다.

LSEG는 “LG AI연구원은 제조업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뒤 데이터가 풍부하지만 신뢰도 매우 중요한 금융 서비스 분야로 발을 넓혔다”며 “뉴스와 공시, 연구결과는 기업의 기업가치가 공식데이터에 반영되기 전에 훨씬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활용해 비정형 뉴스를 해석하고 이를 정형화한 시계열 데이터와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한 엑사원의 활용은 의료 분야 서비스에서도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LG AI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의료 영상용 플랫폼 모나이에 AI 모델 ‘엑사원 패스’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2.0 버전이 공개된 엑사원 패스는 질병진단 시간을 2주에서 1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정밀 의료 AI 모델이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은 LG그룹 계열사 전반의 자체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최근 신소재 및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핵심기술 ‘엑사원 디스커버리’의 특허 등록을 마쳤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AI기반 신소재·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다양한 형태의 멀티모달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보다 수십 배는 빠른 속도로 유망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개발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기술의 특성상 단순 알고리즘 개선으로는 우회하기 어려운 ‘길목 특허’라는 점에서 특허 출원의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LG그룹은 화장품 소재, 배터리 소재, 반도체 소재 등 산업의 판도를 바꿀 신물질을 찾아내는 역할로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발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현재 계열사 및 파트너사들만 사용 가능하다”며 “엑사원 디스커버리로 개발한 소재를 적용한 화장품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배터리, 소재 등 각종 신물질 개발 및 신약 개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컴플라이언스 AI 에이전트 ‘넥서스’로 데이터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엑사원 3.5’를 기반으로 하는 넥서스는 AI 모델이 학습하는 데이터의 위험성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위험 등급을 평가해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솔루션이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셋들의 데이터 구성이 어디에서부터 기원하는지 끝까지 추적해 해당 데이터셋이 정말 안전한지, 그리고 저작권을 비롯해 법률 문제가 없는 것인지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지난달 15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을 놓고 “이번 결과는 더 큰 도약을 향한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K-엑사원을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 생태계로 진화하는 국가대표 AI 모델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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