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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의원 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하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의 우경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중국과 일본 사이 외교적 갈등이 심화될 것이고, 결국 '중간지대'에 있는 한국을 향한 중국과 일본의 '러브콜'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 1월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 1월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9일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의석 465석 가운데 개헌안 발의선이자 전체의 3분의 2인 310석을 웃도는 316석을 차지했다. 기존 의석(198석)과 비교할 때 118석이 늘었다.

이에 따라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정치 스승인 고 아베 신조 전 총리 수준의 강력한 권력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같은 정치적 기반을 바탕으로 '전쟁 가능 국가'로의 전환 등 '일본 평화 헌법' 개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일본은 아베 정권 당시인 2017년 총선 때에도 연립 공명당과 함께 의석 3분의 2를 차지했지만 개헌안은 발의하지 못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정치를 계승하는 만큼 우경화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여당이 이번 총선을 통해 취약정권에서 '다카이치 1강'으로 변모했다"며 "국민의 신임이라는 추진력을 얻은 다카이치 총리가 앞으로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더구나 총선 직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 진영을 지지한 것은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외교적 자신감에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강력하고 현명한 지도자다"며 "난 3월19일에 다카이치 총리를 백악관에서 맞이하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는 총선 전부터 전쟁 가능한 일본을 만들겠다고 강조해 왔다. 방위력을 강화하고, 올해 안에 무기 수출과 관련된 일부 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국가정보국 창설과 국기 훼손죄 제정 등은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열의를 보인 정책으로 일본의 군국화의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다카이치 총리는 외교적으로 민감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동원' 부정과 '일본 전범을 모아둔 야스쿠니 참배' 의지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선거 압승이 확실시 된 8일 밤 후지TV와 나눈 인터뷰에서 "야스쿠니 참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참배했을 때 미국과 사전 조율했음에도 불만이 제기된 만큼 동맹국에 확실한 이해를 구하고 주변국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카이치 총리의 '우경화 의지'가 표면화된 만큼 외교적으로 동북아의 긴장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과 중국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공산이 크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선 전 '대만 유사시 일본 개입' 발언으로 중국을 자극한 바 있다. 그 뒤 여러 차례 해당 발언의 철회를 중국 측에서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국 언론은 벌써부터 일본의 우경화에 우려의 목소리가 내기 시작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앞으로 일본이 개헌에 성공하면 평화헌법의 제약에서 벗어나 해외 전쟁에 참여하고 공격적 다자기구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도 가입할 수 있으며 군사 대국화를 추구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일본 총선을 계기로 일본 사회의 보수적 태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변국들과 관계 경색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면 '중간 지대'로서 한국의 외교적 선택지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열렸던 한중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의 일정을 보아도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당시 한일 정상회담 전에 한중 정상회담이 먼저 열린 것과 당국자 사이 한한령 폐지를 논의하게 된 것을 두고 중국 정부가 한국과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일본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외국 전문가들은 중일 관계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외교적 공간을 활용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리하오 도쿄대학교 부교수는 미국 주간지 타임과 나눈 인터뷰에서 "중국과 일본이 서로 견제하면서 한국에 적극적으로 구애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이익을 볼 공산이 크다"고 봤다.

사카타 야스요 일본 간다외국어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 나눈 인터뷰에서 "일본은 한국과 관계에서 안정을 추구하면서 역사적 긴장을 들춰내지 않고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일본은 인도 태평양에서 중국과 관련해 한국을 파트너로 유지하고 싶어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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