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주도했던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이 취임 뒤 처음으로 태국을 공식 방문했다. 서방의 제재와 아세안(ASEAN) 정상회의 배제속에서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026년 8월6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정부청사에서 열린 양해각서(MOU) 체결식 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왼쪽)과 아누틴 찬위라꾼 타이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EPA=연합뉴스
그러나 국제엠네스티는 인권문제를 도외시한 채 군정을 정당화한다고 비판하고 나서 이번 방문이 실질적 소득을 얻게 될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7일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흘라잉 대통령은 6일 태국 방콕 정부청사에서 의장대의 환영을 받은 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회담하고, 노동협력을 내용으로 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태국과 미얀마는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올해 안에 제8차 양자 무역위원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약 74억 달러(한화 약 10조5천억 원) 규모인 교역규모를 연간 120억 달러(약 17조 원)로 약 2.6배 늘리기로 합의했다.
태국 정부가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을 공식 초청한 배경에는 접경지역 안정이라는 현실적 이해관계가 자리잡고 있다.
미얀마 내전으로 태국에 난민이 유입된 문제도 있었고, 사이버 사기와 마약 밀매 문제가 국경을 맞댄 태국에 직접적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태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방문을 두고 미얀마 군정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미얀마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태국 정부를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도 인권과 민간인 보호, 책임규명을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태국 정부에 촉구했다.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은 올해 4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인도와 중국, 라오스에 이어 태국을 방문하면서 네 번째 해외순방을 진행했다.
로이터는 그의 행보를 두고 서방의 제재를 받는 흘라잉 대통령이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시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얀마 쿠데타 5년, 여전한 내전과 인도주의적 위기
미얀마는 2021년 2월1일 군부의 쿠데타가 일어난 뒤 5년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내전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흘라잉 대통령은 정전·협상기구인 안보협력체계(SCEF)를 협상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군부와 친군부세력에 의해 학살된 사망자는 8186명, 체포된 사람은 3만1539명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1만4581명은 여전히 구금중이다.
미얀마 군부는 2024년 기준 전국 영토의 약 21%만 통제하고 있고, 반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약 42%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얀마 경제도 물가 상승과 통화가치 하락, 전력부족 등으로 붕괴 위기를 겪고 있다.
흘라잉 대통령은 군복을 벗고 '민간 대통령'으로 취임했지만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방은 올해 4월 있었던 미얀마 선거를 '가짜'로 규정하면서 미얀마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카타르 매체 알자지라는 전했다.